[아이들은 완충지대가 필요하다 4] 강은이 소장 “다문화가정 아이는 모든 어린이·청소년 문제의 총체” 기사의 사진
6년째 이주 아동 인권을 위해 뛰고 있는 안산이주아동청소년센터 강은이(39·사진) 소장은 다문화가정을 모든 어린이·청소년 문제의 ‘총체’라고 표현했다. 빈곤과 무관심에 그만큼 취약하다는 뜻이다. 강 소장은 다문화 2∼3세의 ‘회복탄력성’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들에겐 한국사회에서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살아갈 힘이 필요하다. 2006년 초등학교 사회복지사로 활동하며 ‘긍정적 사고 향상’ 프로그램을 직접 고안하기도 했던 강 소장을 23일 만났다.

-회복탄력성이란.

“힘든 상황에 처했다고 가정해보자. 몇몇은 좌절하고 모든 걸 포기하지만 다시 딛고 일어서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충격을 이겨내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긍정의 힘’이 회복탄력성이다. 환경의 영향이 크다. 컵에 물을 반만 채우고 초등학생들에게 어떤 느낌인지 물었던 적이 있다. ‘반밖에 없어 짜증난다’는 아이들을 살펴보니 부모에게 성적 등으로 꾸지람을 많이 듣거나 가정환경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노래도 부르고, 웃는 연습도 하면서 많이 좋아졌던 경험이 있다. 아이가 긍정적인 꿈을 꿀 수 있게 어른들이 도와줘야 한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회복탄력성이 더 절실한 이유는.

“정체성 혼란을 겪는다. 언어 문제로 학교에서 놀림을 받기도 한다. 가정환경도 열악하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불안감, 부모에 대한 반항심, 사회에 대한 반감을 한꺼번에 겪고 있다. 이런 상황을 그냥 둘 경우 사회 부적응자가 될 수 있다. 청소년센터에서 그런 아이를 데리고 야외로 나가 고구마도 캐고 하면서 많이 밝아졌다.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도 키웠다. 폭력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다문화가정 아이를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편입시키는 방법은 회복탄력성을 키워주는 길밖에 없다.”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나.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프로그램 위주로 진행돼 ‘찾아가는’ 서비스에는 취약하다. 직접 가정을 방문해 아이들이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아이들의 회복탄력성을 키워줄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또 중도입국 청소년의 경우 고등학교에서 입학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의무교육인 중학교까지만 마치는 일이 허다하다. 이런 기준도 완화해야 한다. 저출산 시대에 이주가정 아이들은 훌륭한 사회적 자원이 될 수 있다. 이들의 회복탄력성을 키워주는 쪽으로 청소년 정책의 방향을 틀어야 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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