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네버랜드 기사의 사진
정소연 展(12월 6일까지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02-730-7817)
서로 다른 토양과 기후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함께할 수 없는 다양한 식물들이 한 화면 속에 뒤엉켜 있다. 일부는 중력을 무시하고 거꾸로 자라기도 한다. 마치 사진을 오려붙인 것처럼 그림은 붓질 자국도 없이 정교하고 매끄럽다. 식물도감 사진보다 더 세밀하다. 정소연 작가의 ‘네버랜드(Neverland)’다. 이미지와 실제의 혼동.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가 제시한 이른바 ‘디즈니랜드 효과’를 활용한 그림이다.

작가는 미디어·설치 작품 등을 선보이다 2009년부터 회화에 집중하고 있다. 진짜 쥐는 보지 못했지만 미키마우스에는 익숙한 아들과 함께 도감을 보다 모티브를 얻었다. 각종 도감에서 따온 이미지를 캔버스로 불러와 사실적으로 담아냈다. 실제보다 이미지에 더 익숙해진 현대인들의 꿈. 도감에서 차용한 이미지들로 이뤄진 네버랜드는 꿈과 현실이 해체된 또 다른 현실이자 그 사이에 존재하는 블랙홀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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