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논단-유재웅] KTV를 아십니까? 기사의 사진
우리가 즐겨 보는 TV 프로그램이 많지만 세월이 흘러도 생생히 기억되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20여년 전 MBC에서 방송했던 ‘그때를 아십니까’라는 프로그램이다. 어렵고 배고팠던 시절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영상을 통해 과거에 대한 향수와 더불어 이제는 남부럽지 않게 살게 된 우리 자신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었던 프로그램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을 기억하지만 정작 그 안에 담긴 영상을 어디에서 만든 것인지를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MBC를 통해 방송은 나갔지만 대부분 영상은 국립영화제작소의 전통을 이어받은 ‘KTV 국민방송’이 보관해 오던 것들이다.

길거리에서 KTV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를 물으면 제대로 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KTV는 소중한 국민세금으로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공공 케이블TV이다. 정부 정책에 대한 정보 제공을 중심으로 하되 문화와 교양에 이르는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을 송출하고 있다. KTV는 이와 더불어 국가영상기록에 관한 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풍부한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같이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KTV를 많은 국민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방송사의 대국민 홍보부족도 있지만 방송통신정책 차원의 문제의식 부재에서 비롯된 면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KTV의 시급한 현안은 시청률 제고다. 케이블TV의 공공 채널 중에서는 KTV가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다고 하지만 0.077% 수준이다. KTV의 존재의의를 시청률로 재단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시청률이 무시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정책전문 방송이라고 하더라도 시청률은 국민의 관심과 사랑의 지표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KTV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두 가지 대책이 절실하다. 하나는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받을 수 있는 간판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들어내는 일이다. 딱딱한 정책을 주제로 흥미로운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지혜를 짜내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다. 이것은 전적으로 KTV에 종사하는 방송인들의 몫이다.

이와 함께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조치는 KTV와 같은 공익성 있는 방송채널을 시청자들이 접근하기 용이하게 케이블TV 채널대에 배치하는 방송통신정책 차원의 배려다. 요즘 대부분 시청자들은 케이블TV나 위성TV를 통해 방송을 시청한다. TV를 시청하는 국민이면 누구나 느끼겠지만, 방송 시청 접근성이 쉬운 채널 20번대 이하는 지상파방송, 종편과 더불어 돈벌이하는 홈쇼핑 채널이 장악하고 있다. 모두 기득권 방송이거나 영향력 있는 신문사, 대기업 등을 등에 업고 있는 방송들이다.

KTV나 국회방송과 같이 국가적 차원의 필요성이 인정돼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방송들은 수년 전 종편이 출범하면서 채널 배치가 재조정돼 지금은 어느 채널대에 배치되어 있는지를 알기도 어렵게 높은 채널대에 묻혀 버렸다. 적어도 KTV와 국회방송은 30번대 이하의 낮은 채널대로 배치하는 특단의 조치를 방송통신 정책당국은 조속히 강구해야 한다.

다음 달부터 세종시 시대를 맞는 KTV가 해야 할 또 다른 중요한 소임 중 하나는 대국민 영상정보 서비스를 한층 강화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주요 도시에 가칭 ‘국가기록영상물서비스센터’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영상서비스센터는 대국민 직접홍보의 거점 역할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한다. 소통은 먼 곳에서 답을 찾을 것이 아니다. 정부 안에 있는 소통매체부터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는 특단의 관심과 지원책을 강구하는 것이 답이다. KTV는 국가 자산이자 국민 자산이다. 박 대통령과 총리부터 KTV에 깊은 관심을 갖기 바란다.

유재웅 을지대 홍보디자인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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