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전정희] 대장 되시는 예수 기사의 사진
2005년 중국 산둥성 한 도시의 가정교회를 다닌 적 있다. 연수 중이었다. 60대 한국인 선교사 부부가 아파트 한 채를 얻어 섬기는 교회로 조선족과 한족 교인이 6대 4 정도 됐다. 이들은 산둥성 일대에 진출한 한국 3D업종 근로자로 일하며 그 번 돈을 고향으로 송금하곤 했다. 그들이 가정교회에 모여든 것은 팍팍한 삶을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싶어서였다.

빈자의 교회, 날마다 소동

165㎡(50평) 아파트 교회는 날마다 드나드는 사람이 넘쳤다. 찬송과 성경공부, 코이노니아가 이뤄졌고 취직을 위한 정보 교환도 오갔다. 고향에 어린 자녀를 두고 온 부부는 교회 전화로 어렵게 통화를 하면서 눈물을 그치지 않았다. 중보기도로 서로를 위로했다. 그들의 꿈은 돈을 많이 벌어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었다. 교회를 열심히 다니면 ‘코리안 드림’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가졌다. 한국 취업 비자 받기가 까다로웠던 때라 교회에 나가면 연줄이라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또 한 그룹인 한족 교인은 한류 영향을 받고 출석한 이들이었다. 한국어를 배우고자 했고, 한국문화를 동경했다. 한국 사람들이 입는 옷과 가방, 화장품 등에 관심이 많았고 우리 노래를 즐겨 들었다. 산둥성 해안 도시를 따라 한류가 최정점을 이루던 때였다. 짝퉁 한국 화장품과 불법복제 한국 드라마·영화 CD가 마구 팔렸다. 교회는 터미널처럼 붐볐다.

선교사는 그들에게 부활과 영생의 복음을 전했다. 거실 새벽기도회 때 우리는 목소리를 최대한 낮춰 기도했다. 방마다 ‘지상에서의 방 한 칸’을 얻지 못한 동북3성 출신 동포들이 곤한 잠을 자고 있어서였다. 그들은 일자리를 찾아 또 어디론가 떠나야 했다. 탈북자도 있었다. 그들은 신분이 노출될까 말을 아꼈으며 하룻밤 잠자리를 제공 받은 후 조용히 나가곤 했다. 사모가 적은 여비라도 찔러주면 “일없습네다”며 한사코 거절했다.

빈자의 교회는 소동이 끊이지 않았다. 뛰어난 언변으로 한국 취업 운운하며 사기를 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며칠씩 유숙한 이가 ‘교회 촛대’를 훔치기도 했다. 그런데도 신기한 것은 늘 채워진다는 것이다. 반주자가 떠나면 또 다른 이로 채워지고, 헌금을 도적맞으면 그 이상으로 축복이 주어졌다. 가라지를 어찌 그리 도려내고 알곡만 남게 하시던지….

中 15년 내 최대 기독교 국가

지난 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15년 내 세계 최대의 기독교 국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집계한 공식적 기독교인은 3000만명이지만 실제로는 1억여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원 8670만명보다 많은 숫자다. FT는 그러한 증거로 중국 애덕기금회가 운영하는 난징의 성경 공장에서 1억2500만부의 성경이 인쇄된 사실을 들었다. 단일 공장 출판량 세계 최대다. 중국의 이 같은 성장은 누가 뭐래도 한국 교회의 유·무형 지원에 힘입은 바 크다. 고난당하는 중국 내 크리스천에게 실질적 지원을 했고 기도의 연대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다. 중화의식에 사로잡힌 그들이 기독교 국가로 위장한 제2의 ‘태평천국’과 같은 사탄의 장난에 놀아나지 않도록 돕는 일이다. ‘대장 되시는 예수’를 받아들이지 않은 그들은 홍수전과 같은 ‘세상의 왕’에 휘둘려 혹독한 고난을 겪었다.

15년 내 세계 최대 기독교 국가 중국. 평화를 위한 동북아 크리스천의 기도의 힘이라고 믿고 싶다.

전정희 종교국 선임기자 jhj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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