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이 通하게 하라] 일관된 정책으로 성과 거둬야… ‘원칙’ 내세운 박근혜정부 3년차 과제 기사의 사진
박근혜(얼굴) 대통령 취임 3년을 맞는 내년은 박근혜정부의 성패를 가름할 중요 변곡점이다. 다소간 시행착오가 용납되는 집권 초반기와는 달리 임기 중반에 접어들기 때문이다. 3년차는 새로운 정책을 내놓는 것보다 각종 국정과제들이 성과를 내야 할 시기다. 박 대통령에게는 내년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하는 문제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이 당면한 국정 현안들은 매우 다양하고 풀기 어려운 문제도 많다. 최근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이른바 ‘비선실세 국정개입’ 파문 이후 어떻게 청와대와 각 부처를 추스르고 3년차 국정 운영을 주도할지가 최대 관심이다. 실체적 진실과 관계없이 지난달 말부터 계속 확산된 각종 의혹으로 박근혜정부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진 상태다. 박 대통령은 지난 7일 여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나는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공직사회에 혁신의 새바람을 불어넣는 일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또 대내적으로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필두로 한 공공부문 개혁, 경제 활성화 등도 난제다. 그러나 공무원연금 개혁은 공무원들의 강력한 저항과 여야 협상 난항 등으로 당초 구상대로 원활하게 이뤄질지 의문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 10월 국회 시정연설 등을 통해 “공무원연금 개혁은 현 세대에서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하며 당위성과 시급성을 설파했지만 실제로 이를 해결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

고질적인 방위산업 비리 척결도 성과를 내야 할 대상이다. 박 대통령은 방산 비리에 대해 “이적행위”로 규정하고 국민들에게 낱낱이 밝혀내겠다고 천명했다. 비리의 밑동부터 뿌리 뽑아야 한다는 의지지만 이 역시 100% 척결하기는 쉽지 않다.

분단 및 광복 70주년,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는 내년에 박 대통령은 대외적으로도 어려운 과제와 직면하고 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토대로 한 남북관계 진전, 한·일 관계 정상화 등은 박근혜정부 전체 임기의 대외정책 성패 여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여권 관계자는 9일 “정권 출범 3년차를 맞는 내년에는 박 대통령에게 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여러 현안이 도사리고 있는 정국을 어떻게 운영하는가에 따라 나머지 임기의 향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오랜 국정철학은 원칙과 신뢰다. 박 대통령은 정치입문 때부터 두 가지를 입버릇처럼 강조해 왔다. 때론 지나칠 정도로 원칙을 중시해 과도하게 경직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이는 박 대통령의 ‘정치적 심장’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한국사회가 그동안 얼마나 원칙을 무시해 왔는지 단단히 일깨워줬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지난 5월 19일 박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국가개조 수준의 혁신을 천명하고 과거로부터 쌓여온 적폐, 부정부패 척결을 천명했다.

물론 박 대통령이 원칙과 신뢰를 주창한다고 해서 모든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바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원칙 중시의 공감대가 ‘위로부터 아래로’ 주입되는 것이 아니라 물이 스며들 듯 자연스레 형성돼야 한다는 얘기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정부에 가장 중요한 내년에는 하나의 단편적인 국정과제 이행보다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국정 기조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필요하다”며 “원칙 역시 그런 키워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