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국가기밀을 누설한 사람을 엄벌에 처하는 내용을 담아 알 권리 침해 논란을 일으킨 특정비밀보호법(이하 특정비밀법)이 10일 발효됐다. 특정비밀법은 국방 외교 방첩 대(對)테러 등 4개 분야 55개 항목의 정보 중 누설 시 안보에 현저한 지장을 가져올 우려가 있는 정보를 ‘특정비밀’로 지정한다. 공무원 또는 정부와 계약한 민간기업 관계자가 비밀을 누설할 경우 최고 징역 10년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부당한 방법’으로 이들을 부추겨 비밀을 누설케 한 언론인과 시민 또한 징역 5년 이하의 처벌을 받는다.

특정비밀은 5년마다 지정을 갱신하며 30년이 지나면 원칙적으로 비밀 지정이 해제되지만, 내각이 승인한 경우 최장 60년까지 비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무기와 암호 등과 관련한 중요 정보는 무기한 비밀로 할 수 있다. 비밀 취급자는 법률 시행 1년 이내에 전과·정신병력·채무·술버릇·가족관계 등을 심사하는 ‘적성 평가’를 받아야 한다.

특정비밀법 제정은 2007년 한 해상자위대원이 이동식 하드디스크에 이지스함 관련 기밀정보를 담아 유출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아베 내각은 지난해 국가안전보장회의 창설에 맞춰 특정비밀법 제정을 추진했다. 연립여당인 자민·공명당은 지난해 말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법안을 강행 처리했다. 법률은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발효됐다.

한편 특정비밀법 시행 하루 전인 9일 도쿄 시민 1000여명이 국회의사당과 총리관저 등 정부기관이 집중된 지요다구 나가타초에 모여 항의 시위를 벌인 데 이어 10일에도 수백명이 같은 장소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특정비밀법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 “정보는 시민의 것” 등의 구호를 외치며 법률 폐지를 촉구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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