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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칫돈 빨아들인 제일모직 공모주… 사상최대 30조 몰려

경쟁률 194.9대 1 “저금리에 돈된다” 큰손들 수십억 청약 개미들은 들러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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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공모주 청약에 국내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인 30조원이 몰렸다. 제일모직이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고 오너 지분이 많은 데다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돈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기나긴 초저금리 상황에서 갈 곳 없이 헤매던 뭉칫돈들이 ‘삼성의 미래’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 대표주관사인 KDB대우증권은 10∼11일 제일모직 일반청약을 마감한 결과 574만9990주 모집에 11억2057만3920주의 청약이 들어와 194.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청약증거금으로 30조649억3000만원이 들어왔다.

청약 주식 수에 공모가 5만3000원을 곱한 금액의 50∼100%를 내는 것이 청약증거금이다. 개인에게 배정된 주식 규모에 따라 증거금이 적으면 추가 납입하고 많으면 돌려받게 된다. 이번 제일모직 청약증거금은 2010년 삼성생명이 달성한 종전 최고액(19조2216억원)보다 10조원 이상 많았다. 경쟁률은 전날 오후 4시 38.8대 1에서 이날 오전 11시 96.9대 1로 뛰더니 곧바로 100대 1을 돌파했다. 마감이 다가올수록 큰손들이 움직이며 경쟁률이 치솟았다.

수십억원의 뭉칫돈을 증거금으로 낸 투자자도 일부 있었다. 지난달 삼성SDS의 상장 당일 시초가가 공모가의 갑절로 오른 것이 ‘대박의 꿈’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SDS 사례를 보면서 투자자들은 제일모직 공모에서 배정받는 주식이 많을수록 상장 차익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배정을 많이 받으려면 그만큼 청약 규모가 커야 하기 때문에 기관투자가와 고액 자산가만 차익을 챙기게 되는 ‘부익부’ 구조다. 개미투자자는 들러리인 셈. 예컨대 330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증권사에 300주를 청약하고 증거금으로 795만원을 냈어도 이 투자자는 1주도 못 받게 된다.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출발점으로 향후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어 많은 투자자들이 회사 가치를 높게 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지분 7.55%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의 2대 주주가 제일모직이며, 제일모직은 오너 일가의 지분이 40%를 넘는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제일모직은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라며 “향후 지주회사로서 로열티·배당수익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배구조 변환 속도에 따라 지주회사 프리미엄 적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패션·건설·식음료서비스·레저 등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안정적인 성장동력을 갖추고 있는 점도 제일모직의 메리트로 꼽힌다. 제일모직이 45.6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바이오산업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제일모직은 오는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다. 주가 전망도 밝은 편이다. 제일모직에 대한 목표주가로 하이투자증권은 10만원, 키움증권은 9만1000원, LIG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은 7만원을 제시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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