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염성덕] 연중기획을 마치고… 기사의 사진
지난 5월 느닷없이 종교국 부국장 겸 종교부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종교국이 매일 발행하는 ‘미션라이프’를 혁신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기자의 잔뼈가 편집국에서 굵었고, 종교국을 떠난 지 거의 5년쯤 되었던 터라 한국교회의 이슈를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였다.

묵은 신문을 펼쳐 놓고 그동안의 흐름을 파악했다. 그리곤 하나님께 매달렸다. 한국교회에 꼭 필요한 지면을 제작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아이템이 하나둘 떠올랐다. 그 아이템들을 메모하고 일정한 틀에 맞추면서 연중기획 시리즈의 윤곽을 그렸다. 이 모든 것이 복음 실은 국민일보를 잘 만들게 하시려는 주님의 응답이었으리라.

후배 기자들에게 큰 구상을 던졌다. “한국교회가 안팎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교회 연합기관과 교단은 갈라지고, 일부 목회자의 비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전 세계인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교황의 방한까지 앞두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추세에 따라 성도는 급감하는데, 목회자는 늘고 있다. 사면초가에 몰린 한국교회의 현실을 직시하고 연중기획을 준비하자. 제목은 ‘한국교회, 위기를 넘어 희망으로’로 하고 연말까지 기획을 밀고 가자.”

분열된 연합기관 통합 시급해

처음에는 ‘적은 인원으로 매일 미션라이프 지면을 만들면서 방대한 시리즈를 할 수 있을까’ ‘교회 연합기관과 교단의 분열을 다루면 여기저기서 압력이 들어올 텐데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 ‘가톨릭의 문제를 지적하면 되레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라고 염려하는 후배 기자들도 없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연중기획을 밀어붙였다. 연합기관과 교단의 분열을 지적하고 목회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자 많은 목회자들이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물론 분열에 책임이 있는 일부 목회자들의 반발이 있기는 했다. 기사에서 언급하지 않은 통합안을 제시하는 목회자도 있었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한국교회의 분열을 극복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꼈다.

교황 방한과 한국교회의 역할을 다룬 시리즈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가톨릭은 이단이다’ ‘뿌리가 같은 형제다’ ‘가톨릭의 장점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개신교를 대변하는 국민일보에서 가톨릭이 잘하는 것을 보도할 필요가 있느냐’ ‘3대째 독재를 일삼고 있는 북한 정권에 대해 침묵하는 교황을 질타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 ‘한국에서 소형차를 타려면 전세기가 아니라 일반 항공기의 이코노미석을 타고 방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이었다. 가톨릭에 대한 개신교의 시각은 천차만별이었다.

충남 태안 기름 유출 사건으로 훼손된 자연을 복구하기 위해 헌신한 한국교회의 모습을 다룬 시리즈는 ‘섬김이 전도’임을 웅변적으로 보여준 기사였다. 은퇴 선교사 문제와 해외 모범 사례를 다룬 시리즈도 한국교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후원금이나 토지를 기부하겠다는 ‘천사’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저출산·고령화 대책 내놓아야

저출산·고령화에 맞닥뜨린 한국교회의 현상을 소개하고 대책을 모색한 연중기획의 마지막 시리즈는 한국교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를 공론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제 공은 한국교회의 목회자와 성도에게 넘어갔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교회만 걱정할 때가 아니다. 어떻게 하면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고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서도 이뤄지게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염성덕 종교국 부국장 sdyu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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