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완충지대가 필요하다-인터뷰] “국영수 따로 배운 공부, 졸업하면 얼마나 기억하나” 기사의 사진
조영제(47·사진) 내일학교 교감은 한 아이를 제대로 키우려면 가정·학교·지역사회가 한 덩어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에서만 배우는 지식은 ‘반쪽짜리’여서 교육적 마인드를 갖춘 현장이 동참해야 한다고 것이다.

조 교감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청소년 유해환경을 다뤘던 연구원 출신이다. 충북 청주의 서원대 교수로 재직하다 2000년대 중반 대안교육에 뛰어들었다. 지난 10일 내일학교 교무실인 ‘플레이스 C’에서 조 교감을 만났다. ‘C’는 소통(Communication)·협업(Collaboration)·창조(Creation)의 의미를 담고 있다. 교사·학생이 잡담하고 연구하고 쉬는 카페와 흡사했다.

-교육과정이 느슨해 보인다.

“그렇지 않다. 아이들 손으로 직접 건물을 만들고 있다. 막대한 지식을 축적하는 과제다. 수학·과학·공학적 요소가 녹아 있다. 이런 과정에서 느낀 점은 수필, 시 등으로 매일 발표한다. 근력은 덤이다. 일반 학교에서는 많은 지식을 외우는데 대학입시가 끝나면 얼마나 남겠나. 국어·영어·수학 따로따로 별개의 지식이었다. 현실세계는 이런 지식을 통합해내는 능력을 요구한다. 아이들은 앞으로 살면서 건물을 만들며 얻은 지식을 더 유용하게 써먹을 거다.”

-교실·농장·한의원 등이 연계된 교육을 한다.

“지역사회와 학교가 한 덩어리가 된 교육 현장을 만드는 게 목표다.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으로 기업 현장과의 괴리를 많이 얘기한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힘들게 공부하지만 기업에서는 쓸 만한 인재가 부족하다고 한다. 뭔가 잘못된 것 아닌가.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는 일단 체력적으로 준비된 사람이다. 희생정신, 팀워크는 기본이다. 교과별로 나뉘어 있는 지식이 아닌 하나의 임무를 맡아 통합적으로 지식을 찾고 응용하고 적용해내는 인재다.

이는 위기학생에 대한 해법이기도 하다. 가정이 붕괴되고 학교는 입시에 매몰돼 있다. 아이들은 무방비 상태다. 정부 대응도 한계가 있다. 지역사회가 돌보고 경험하게 하고 꿈을 찾아주면 아이들은 변한다.”

-성공 요건은.

“교육 당국도 체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자유학기제 도입만 봐도 알 수 있다. 한 학기 동안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직업 현장 등에서 적성·진로를 찾아보는 일은 의미 있다. 그러나 직업 현장은 프로의 세계다. 여기서 아이들은 커다란 짐이다. 집 지을 때도 어른이 하루면 하는 일을 아이들은 3∼4일 걸린다. 닭을 키울 때도 엉뚱한 곳에 모이를 뿌려 작업량이 2배가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더디더라도 굳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그 과정이 모두 교육이기 때문이다. 직업 현장들을 교육적 마인드로 무장시켜야 효과가 나온다. 직업 현장도 미래 일꾼을 양성한다는 생각으로 참을성 있게 아이들을 대하고, 정부는 이런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무턱대고 아이들을 현장으로 보내면 현장도 피곤하고 아이들도 얻는 게 없다.”

봉화=이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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