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기 가야금에 취한 獨 화가, 소리를 그리다 기사의 사진
독일 작가 에버하르트 로스(왼쪽)와 가야금 명인 황병기가 서울 강남구 네이처포엠 빌딩 JJ중정갤러리에서 나란히 선 모습. 황병기의 음악을 모티브로 한 로스의 작품 전시가 18일부터 열린다. JJ중정갤러리 제공
독일 출신 화가가 가야금 명인 황병기(78)씨의 전통 산조 가락이 주는 영감을 화폭에 담아 그에게 바치는 전시회를 갖는다. 주인공은 경기도 광주 영은미술관 해외입주 작가로 선정돼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에버하르트 로스(55). 그의 개인전 ‘산조’가 18일부터 서울 강남구 네이처포엠 빌딩 내 JJ중정 갤러리에서 열린다.

전시를 구상한 건 지난해 독일문화원에서 강의하던 당시 한국인으로부터 받은 황씨의 앨범이 큰 영향을 줬기 때문이라고 한다. 작가는 “황 선생님의 작품 ‘비단길’과 ‘춘설’이 대단한 충격을 줬는데 그것은 마치 크게 한 바퀴 돌아서 제자리로 돌아온 느낌이었다”고 말했다고 갤러리 측은 15일 전했다.

로스의 추상 작품 세계에선 보는 것만큼이나 듣는 게 중요하다. 항상 음악을 들으며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는 “나는 색의 소리를 찾고 있고, 그 소리를 그리려고 한다”고 작가 노트에서 적고 있다.

로스는 이번 전시에 대해 “좋아하는 음악가에게 헌정하는 기회로 작품을 제작했다”며 “청각의 세계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소리는 시각의 세계에서 빛남과 같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전시를 계기로 황씨와 두어 달 전 만남도 가졌다. 황씨는 “한창 활약할 시기에 있는 작가가 요즘 말로 제 음악을 듣고 ‘뿅’ 갔다고 하니 고마울 따름”이라며 “로스의 그림은 일견 난해하면서도 품위 있고 그럴법해 보이더라”고 말했다. 황씨도 화답의 의미에서 전시 개막일 갤러리를 찾아 창작 음반을 선물할 계획이다. 로스는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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