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노트] (49) 클러치 백, 저녁 외출의 마침표 기사의 사진
지미 추 제공
언제부터인가 저녁에 차려 입고 나가면 클러치 백을 챙겨 든다. 손잡이가 없어 불편할 텐데 굳이 클러치 백을 드는 이유가 있다. 가로로 길쭉하게 뻗은 지갑형의 손가방을 옆구리에 슬쩍 끼고 하이힐에 무게를 실은 총총걸음으로 약속 장소를 향해 가는 여자가 어깨에 가방을 메거나 손잡이를 움켜쥔 여자보다 우아해 보인다. 아마도 옛 영화의 여배우들이 완벽하게 단장하고 클러치 백을 든 자태가 ‘여성스러움’이라는 코드로 입력되었기에 그런 생각이 자리매김했을 가능성이 크다.

솔직히 말하면 클러치 백은 다소 불편하다. 떨어뜨릴 위험 부담이 적지 않고 많이 담지도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클러치 백이 한창 기세를 떨치던 1930년대에는 여자의 소지품이 지금처럼 ‘광범위’하지 않아 가방이 클 필요가 없었다. 그럼에도 클러치 백을 찾는 것은 복고적 여성미에 강하게 끌려서다. 행사장의 카메라 세례 속에서 클러치 백을 짧은 치마 앞으로 가져가는 여자 연예인들의 다소곳한 제스처를 접할 때마다 느끼는 사실은 손에 딱 붙은 납작한 백이 기대 이상의 몫을 한다는 점이다. 태도가 조심스러워지는 것이 바로 클러치 백이 부리는 예쁜 심술이다.

클러치 백 선택에서 유의할 점은 크기다. 몸집이 큰 사람이 작은 백을 들면 체구가 더 거대해 보이고 키가 작거나 왜소하면 아담한 크기가 적합하다. 조언을 하나 덧붙이자면, 구두와 색을 동일하게 맞출 필요는 없다는 것. 똑같이 맞추면 세트라는 느낌이 세련미를 떨어뜨리니 조화를 이루는 톤에서 찾도록 한다.

김은정(패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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