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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에 닫힌 모바일 앱… ‘천송이 코트’ 결제 꿈도 못꿔

2015년 4월까지 모든 기관 웹 접근성 준수하게 됐지만 장애인 인증 사이트 1%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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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전맹(全盲·시각장애 1급)인 김모씨는 모바일 화면을 소리로 읽어주는 스크린 리더 프로그램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아이폰의 ‘보이스 오버(Voice over)’, 안드로이드폰의 ‘톡백(Talk back)’을 작동시키면 문자를 소리로 변환해 읽어주기 때문에 전화 통화나 메시지 이용에는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여전히 인터넷이나 애플리케이션(앱)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설명이 돼 있지 않은 탓에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가 22일 스크린 리더 프로그램을 통해 A카드사 앱 로그인을 시도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로그인”이라는 메뉴 설명을 기다렸으나 “버튼” “버튼” “버튼”이라는 음성만 반복됐다. 일반인에게는 글씨로 보이는 카테고리들이 그림 형식으로 돼 있어 스크린 리더 프로그램이 읽어내려가지 못해서다. 앱 개발 단계에서 그림 파일에도 시각장애인용 글씨를 입력해야 하지만 친절한 설명을 달아 놓은 앱을 만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김씨는 ‘로그인’ ‘이용내역 조회’ ‘공인인증센터’ 등 여러 메뉴에 접근조차 하지 못했고, 결국 로그인에 실패했다.

2008년 장애인차별금지법이 도입됐지만 장애인 웹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기관이나 기업들의 참여는 더딘 상황이다. 2015년 4월까지 모든 기관은 장애인과 일반인이 동등하게 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웹 접근성 평가 인증이 의무화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이날 현재 장애인용 인증을 받은 웹 사이트는 1300여개로 전체 1%(한국인터넷진흥원 등록 도메인 110만개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도메인 중에는 실제로 이용되지 않거나 개인이 만든 사이트들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인증 사이트 1300여개는 터무니없이 적은 수치다. 그마저도 PC 버전 웹 사이트에만 인증이 집중되고 있어 앱이나 모바일용 웹 페이지의 인증 건수는 전체 20개에 불과하다.

김씨와 같은 서울시노원시각장애인복지관 소속 시각장애 1급 3명은 이 밖에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전국고속버스운송조합(코버스), 코레일 등 교통 관련 앱 접근성 평가를 이달 초 진행했다. 그 결과 대한항공과 전국고속버스 앱 2개에서는 예매와 같은 기본 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었다. 역시 시각장애인을 위한 글씨 지원이 안돼 있거나 스크린 리더 프로그램과 호환이 안돼 중간에 작동이 멈추는 등의 장애가 일어났다. 한국정보화진흥원 관계자는 “장애인도 모바일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표준·지침을 개정하고, PC버전 웹 뿐 아니라 모바일 웹 관련 인증 규정도 정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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