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한국교회 10대 뉴스] 문창극 총리 후보자 낙마 논란

‘문 후보 기독교 역사관’ 싸고 양분 사회와 교회간 정서적 간극 실감

[2014 한국교회 10대 뉴스] 문창극 총리 후보자 낙마 논란 기사의 사진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6월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문 후보자는 “제가 지명 받은 후 이 나라는 더 극심한 대립과 분열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며 “사퇴하는 게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DB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정치적 성향에 따라 양분돼 있는 한국사회와 교회 지형도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한국 교계는 정치적 입장에 따라 낙마 이유가 된 문 후보자의 역사관을 비난하거나 두둔했다.

문 후보자가 총리 후보로 지명된 건 지난 6월 10일이었다. 그는 재산증식 논란으로 지명된 지 엿새 만에 자진 사퇴한 안대희 전 대법관의 바통을 이어받은 후보자였다. 서울 온누리교회 장로인 문 후보자는 중앙일보 전 주필을 지낸 기자 출신 첫 총리 후보자이기도 했다. 청와대는 “비판의식과 합리적 대안을 통해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적폐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온 분”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문 후보자는 후보 지명 이튿날부터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발단은 그가 2011년 온누리교회에서 했던 특별강연 동영상이었다.

문 후보자는 강연에서 “‘하나님은 왜 이 나라를 일본한테 당하게 식민지로 만들었습니까’라고 우리가 항의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거기에) 하나님의 뜻이 있는 거야”라며 하나님의 우주적 통치에 대한 자신의 기독교 역사관을 피력했다.

동영상 발언 내용은 역사관 논쟁으로 이어졌다. 그의 역사관을 친일·식민사관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봇물을 이루었다. 결국 그는 후보로 지명된 지 14일 만인 6월 24일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그의 부적절한 과거 언행을 두고 교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문 후보자를 강하게 질타하면서 총리 후보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반면 그의 발언을 지지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한국교회연합은 논평을 통해 “문 후보자의 발언은 신앙인으로서 성경적 역사관에 입각해 강의한 내용”이라며 “신학적 관점에서 볼 때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문 후보자는 후보직을 사퇴하기 전 문제가 된 교회 강연 동영상과 관련, “교회 안에서 한 것이어서 일반인의 정서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자의 이 같은 해명은 우리 사회와 한국교회, 그리고 진보와 보수 사이에 놓인 정서의 간극을 보여주는 발언이기도 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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