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한국교회 10대 뉴스] 김포 애기봉 성탄트리 및 안보 논란

교계 보수-진보로 갈라져 대립… 한기총, 부담감에 트리 설치 취소

[2014 한국교회 10대 뉴스] 김포 애기봉 성탄트리 및 안보 논란 기사의 사진
한국교회는 올겨울 애기봉 등탑 재설치 문제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사진은 2010년 12월 21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연합성가대가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식에서 민족화합을 기원하며 찬송가를 부르고 있는 모습. 당시 점등식은 2003년 이후 7년 만에 열린 행사였다. 국민일보DB
경기도 김포 해병2사단 전망대에 설치됐던 애기봉 등탑은 2014년 말 한국교회의 ‘뜨거운 감자’였다. 애기봉 등탑 재설치 문제를 두고 한국교회는 보수와 진보로 또다시 갈렸다.

논란은 지난 10월 국방부가 43년 만에 등탑을 철거하면서 시작됐다. 철거를 두고 교계 여론은 극명히 나뉘었다. 보수 성향인 한국교회언론회는 철거 소식을 듣자마자 논평을 내고 “여론 수렴도 없이 애기봉 등탑을 일방적으로 철거한 것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10월 31일 ‘등탑건립추진위원회’를 만들고 애기봉 등탑 재건립을 추진했다.

반면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민통선평화교회, 김포농민회 등 진보 성향의 단체들은 애기봉 등탑이 남북 긴장을 고조시키고 대북관계를 악화시켰다며 철거를 환영했다. 민통선평화교회는 한기총의 애기봉 등탑 재건립 추진에 대해 “애기봉 등탑은 성탄트리가 아니라 전쟁트리”라며 비판했다.

정부의 모호한 조치는 논란을 더욱 부추겼다. 국방부는 한기총 요청에 따라 지난 2일 “애기봉에 성탄트리 설치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진보 성향의 단체들과 유영록 김포시장 등은 “실효성도 없고 남북관계도 나빠진다”며 강력 반발했다.

한기총은 비판이 잇따르자 지난 1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애기봉 성탄트리 설치 계획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영훈 대표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애기봉 성탄트리가 남북 갈등을 자극한다는 오해를 받고 있고 주민 불안감도 극대화되고 있어 취소키로 했다”고 말했다.

‘12월 전쟁설’ ‘땅굴설’ 등 안보 관련 이슈들도 교회를 뜨겁게 달궜다. 홍모 전도사는 ‘12월 14일 한국전쟁이 발발한다’는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해 불안감을 조성했지만 허위로 판명됐다. 한모 공군 예비역 소장은 서울과 경기도 등지에 북한이 다수의 땅굴을 뚫었다고 주장했지만 국방부가 땅굴 의혹이 제기된 곳을 굴착한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모두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일부 간증자들이 ‘계시’ 등의 형식으로 일방적으로 펼치는 주장을 각별히 경계해야 한다는 교훈은 남았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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