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교정상화 50년-1부 애증의 한·일 관계] 위안부 인정 않는 日… ‘배상 퍼즐’ 미완성 기사의 사진
올해로 우리나라와 일본의 국교가 정상화된 지 50주년을 맞았다. 1948년 광복을 맞은 뒤 교착상태였던 한·일 관계는 1965년 양국 정부 간에 체결된 ‘한·일 기본조약’과 조약의 하위 협정인 ‘한·일 청구권협정’을 토대로 정상화됐다.

하지만 조약과 협정 체제는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힘든 모순점을 내포하고 있었다. 1965년의 시점에서 양국의 ‘과거사 문제’에 대한 포괄적 타결을 내용으로 했는데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론화와 일본의 일부 인정은 이보다 늦은 1990년대부터 시작됐다.

때문에 우리 정부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이 필요하다”는 기본 입장과 “청구권협정으로 모든 문제가 이미 일단락됐다”는 일본 입장의 대립이 무한 반복되는 상황이다. 50주년을 맞은 한·일 관계가 새로운 규정을 통해 재정립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일 청구권협정 논란

한·일 정부는 1965년 양국 간의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는 내용의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기본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조약의 하위 협정으로 한·일 양국의 병합 및 분리 과정에서 생긴 재산 및 청구권 문제를 다룬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재산 및 청구권에 관한 문제의 해결과 경제협력에 관한 협정’도 체결됐다.

이 과정에서 조약과 협정이 졸속 처리된 측면이 있다는 게 오늘날 외교·법률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일단 ‘일본의 잘못’을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못했다. 조약 2조는 “1910년 8월 22일 및 그 이전에 대한제국과 일본제국 간에 체결된 모든 조약 및 협정이 이미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미 무효’ 대목에 대해 우리 정부가 “한·일 병합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한 반면 일본은 “1948년 광복을 기점으로 식민지배가 무효가 됐다”는 식으로 해석한다. 식민지배의 불법성 여부에 양국 해석이 달랐음에도 조약 체결로 봉합해 버렸다.

때문에 청구권협정도 책임 대상이 모호하다. 협정 2조는 “이 협정에서 일본은 조선에 투자한 자본과 일본인의 개별 재산 모두를 포기하고, 3억 달러의 무상자금과 2억 달러의 차관을 지원하고, 한국은 대일 청구권을 포기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돼 있다.

김창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3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마치 ‘모든 문제에 대한 청구권 문제가 완료됐다’는 식으로 규정했지만 청구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협정문 어디에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후일 협상 대표였던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는 “내가 ‘이완용’ 소리를 들어도 그 길밖에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날림’이 있었어도 그 돈으로 공장을 세우고 기술을 배웠기 때문에 경제 성장을 이뤘다는 주장이다.



일본 우경화까지 겹친 과거사 문제

양국이 관계 정상화를 통해 민사 청구권에서 합의를 봤지만 과거사를 제대로 규정하지 못하면서 국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강제동원 피해자 등의 ‘배상’ 문제는 미해결로 남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부의 공식 입장에 대해 “반인도주의 범죄, 불법행위는 청구권협정의 대상이 아니고, 법적인 책임은 일본 정부에 있다”고 밝혔다. 청구권협정으로 위안부 문제를 포함한 모든 문제가 일단락됐으며,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일본 입장과 정반대다.

현재로선 외교적 해결책도 요원하다. 2012년 2기 아베 신조 내각이 출범한 이후에는 독도 문제, 역사 왜곡 등에서 일본의 우경화가 가속됐다. 양국은 정상회담조차 한 번도 못했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는 ‘고노 담화’를 인정하면서도 검증이 필요하다는 아베 총리의 모호한 태도가 문제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당시 관방장관이 1년8개월 동안의 조사를 토대로 위안부의 강제성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점을 최초로 작성한 문서다.

일본은 담화 발표 이후 1995년 민간 주도의 ‘아시아여성기금’을 설립해 피해자들에게 개별적으로 1인당 500만엔(약 4300만원) 상당을 지원했다며 ‘과거사 청산’을 주장한다. 당시 우리나라는 금액 수령을 거부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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