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귀’ 없는 통영함 해군 인도됐다 기사의 사진
방위산업 납품 비리의 대명사인 해군 신형 구조함 ‘통영함’이 지난달 26일 부산 인근 해상에서 헬기 착함 시연을 선보이고 있다. 통영함은 구조함의 ‘눈과 귀’인 선체고정음파탐지기(HMS)와 수중무인탐사기(ROV)를 뺀 채 30일 해군에 인도됐다. 국민일보DB
‘군납 비리의 결정판’이자 ‘부실 종합선물 세트’라는 혹평을 받았던 해군 차기 구조함(ATS-Ⅱ) 통영함(3500t)이 30일 해군에 인도됐다. 그러나 구조함의 핵심 장비인 선체고정음파탐지기(HMS)와 수중무인탐사기(ROV)는 모두 빠졌다. 긴급상황 발생 시 해상에서 우리 군함 또는 선박을 구조하는 임무를 가진 배가 ‘눈’과 ‘귀’도 없이 실전배치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통영함에 대한 작전운용 성능을 평가한 결과 168개 항목 가운데 166개 항목이 충족됐다”며 “전력화 시기를 연기한 HMS와 ROV 등 2개 항목 외엔 모두 정상 운영이 가능해 해군에 인도했다”고 밝혔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28일 “문제의 장비들 때문에 통영함 실전배치 시기가 더 늦춰지면 해군 전체의 전력공백이 우려된다”고 했었다. 해군이 현재 운용 중인 구조함이 모두 30년 전 건조돼 더 이상 활동이 불가능하다는 게 이유였다. 합참 발표가 나오자 군 안팎에선 “거꾸로 해석하면 반쪽짜리 성능이라도 새 구조함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억지논리”란 비난이 쇄도했다.

방사청은 “현재 상태로도 통영함은 정상 임무를 수행하는 데 문제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기동 성능은 최고 21노트(39㎞/h) 속력을 낼 수 있고, 잠수장비와 인양을 위한 크레인, 다른 함정이나 선박을 끌어당기는 유압권양기 등이 다 성능 평가를 통과했다”며 “구조함 기본 임무인 인양 예인 잠수지원 작업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통영함을 인도받은 해군은 함정 성능확인 등을 거쳐 내년 4∼5월 실전배치할 예정이다.

그러나 통영함이 설계 당시의 제 성능을 발휘하려면 앞으로 2년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ROV는 초음파 카메라만 작전요구 성능을 충족시키면 돼 1년 이내에 성능 보완이 가능하다. 반면 어군탐지기 수준에 불과한 HMS는 정상적인 제품을 장착하기 위해 새로 입찰공고를 내고 제작·시험평가 등을 거쳐야 해 장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통영함은 수중 물체를 스스로 탐지할 수 없다. 실전배치된다 해도 수중 물체를 찾아주는 별도의 소해함 없이는 단독 구조 활동이 불가능하다.

한 군사 전문가는 “도대체 왜 방사청과 해군이 이렇게 서둘러 통영함 인도를 강행하는지 이유가 분명치 않다”며 “납품 비리를 봉합하려는 의도란 뒷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검찰은 통영함 납품 비리와 관련해 방사청 상륙사업팀 소속 해군 최모 중령 등 9명을 구속 기소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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