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출장 간소화 방침 헛구호로 끝?… 여의도에 세종시 공무원 숙소 짓는다 기사의 사진
정부가 내년부터 민간자본을 활용한 국유지 개발 사업을 확대키로 했다. 이 사업엔 국회에 오가는 세종시 공무원들이 머물 숙소를 지을 계획도 포함돼 있어 ‘국회 출근’으로 인한 행정낭비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세종시에서 열린 나라키움 세종국책연구단지 준공식에서 “내년에는 여의도 공군부지, 중부세무서, 서대문세무서 등의 국유지 개발사업을 새롭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의도 공군부지 개발사업은 현재 국방부 소유인 여의도 보라매테니스장에 지하 6층, 지상 25층짜리 ‘나라키움 여의도빌딩’을 세우기로 한 것을 말한다. 이 빌딩엔 주거용 오피스텔과 상가 등 수익용 시설, 공군 조종사용 임대주택 89∼92㎡(27∼28평)짜리 80가구, 세종시 공무원을 위한 행정관사 39㎡(12평)짜리 90실이 들어온다. 행정관사는 세종시 공무원들이 국회 업무차 서울에 왔을 때 머무를 수 있는 숙소 개념이다.

일각에선 여의도 공군부지 개발 사업이 기존 정부 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세종시 공무원들은 세종시와 서울을 오가면서 적잖은 시간을 낭비해야 했다. 국회나 정부서울청사에서 업무를 볼 경우 장소도 마땅찮아 국회 복도나 여의도 주변 커피숍을 전전해야 했다. 서울청사에 있는 스마트워크센터도 협소하지만 아직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정부는 ‘세종식 업무방식’을 강조해 왔다. 최 부총리는 지난 8월 기재부 직원들과 업무혁신 대토론회를 열고 서울 출장 간소화 방침을 하달했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국회 출장으로 인한 업무 비효율을 막기 위해 과장급 직원의 국회 회의 참석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의도에 세종시 공무원 행정관사를 짓는다는 것은 이들의 서울 출장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여의도 공군부지 개발이 세종시 공무원들의 서울 출장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정부부처 사무관은 “말로는 서울 출장을 최대한 줄이라면서 여의도에 공무원 게스트하우스를 짓는 것에 대해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 부총리는 이날 “세종국책연구단지 준공으로 본격적인 ‘세종시대’가 개막됐다”며 “세종국책연구단지를 ‘21세기 집현전’으로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이 연구단지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민간자본을 활용해 건설하고 수익시설을 배치해 20여년간 투자금액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세종=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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