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 아픔을 넘어] “아픔까지 위로하는 공동체될 것”

사할린 귀국 동포에 7년째 무료급식, 인천 고잔감리교회

[디아스포라 아픔을 넘어] “아픔까지 위로하는 공동체될 것” 기사의 사진
사할린 영구 귀국 동포 어르신들이 30일 인천 고잔감리교회에서 식사하기 앞서 오영복 목사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인천=강민석 선임기자
30일 오전 11시 인천 남동구 고잔감리교회. 털모자를 곱게 쓴 100여명의 어르신들이 교회 식당에 삼삼오오 모였다. 교회가 매주 화·수·목 3일간 사할린 영구 귀국 동포들에게 제공하는 무료급식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배식시간보다 20여분 일찍 온 어르신들은 교회 식당에 앉아 러시아어가 섞인 한국말로 담소를 나눴다.

이 바람에 교회 주방 봉사자들의 손길이 분주해졌다. 봉사자들은 140인분의 소불고기와 미역국, 잡채 등의 반찬을 준비한 뒤 그릇을 정돈했다. 배식에 앞서 오영복 목사가 송년인사를 위해 사할린 동포 어르신 앞으로 나섰다. 오 목사는 “무료급식으로 어르신과 인연을 맺은 게 올해로 7년째인데 그간 많은 분들이 돌아가셔서 가슴이 아프다”며 “타지에서 오래 살다 고국에 온 어르신들이 외롭지 않게 내년에는 더 잘 섬기겠다”고 말했다. 인사를 마치자 어르신들은 뷔페식으로 차려진 음식을 접시에 담기 위해 차례로 줄을 섰다. 오 목사는 배식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전하며 후식인 귤을 챙겨줬다.

교회가 사할린 영구 귀국 동포를 대상으로 사역을 시작한 건 2007년부터다. 인천 남동구청 관계자가 교회에 도움을 요청한 게 계기가 됐다. 인천 남동구 논현동 국민임대아파트로 영구 귀국한 사할린 동포 500여명이 이주하니 급식 등을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구청의 제안을 받은 교회는 그해부터 사할린 동포 어르신 20여명을 대상으로 매주 3일 동안 무료 급식을 시작했다. 교회가 꾸준히 무료 급식을 하자 교회를 찾는 어르신들은 점차 늘었다. 현재 매주 식사를 하는 어르신은 400여명이다. 연평균 1만8000명 정도가 식사를 하러 교회를 찾는다.

오 목사는 “사할린 동포 어르신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할 일이 있고, 교회가 할 일이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르신의 식사뿐 아니라 외로움과 고통스런 기억도 함께 나누고 위로하는 공동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양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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