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풀·꽃·나무 친해지기

[풀·꽃·나무 친해지기] (1) 백목련

[풀·꽃·나무 친해지기] (1) 백목련 기사의 사진
백목련 겨울눈. 필자 제공
가지 끝 겨울눈이 유난히 크고 보송보송한 솜털을 덮어 쓰고 있다. 반면 그 아래에 붙은 자그마한 눈에는 털이 없다. 백목련이다. 푹신한 털옷을 입고 있는 것이 꽃눈, 작은 것은 잎눈이다.

매화 산수유 생강나무 개나리 진달래 목련 등 봄을 알리는 나무의 꽃은 대개 화려하지 않다. 꽃이 잎보다 먼저 핀다.

그중에서도 목련은 화려하지도 빼어나지도 않지만 하얀 드레스를 입은 신부처럼 눈부시고 순결한 느낌을 주어 많은 사랑을 받는 나무다. 목련이라는 이름은 꽃잎의 모양이 연꽃을 닮았다는 데서 유래한 것인데 중국에서는 꽃의 향이 난초 같다고 목란이라고 한다.

흔히 목련과 백목련을 혼동하여 쓰고 있지만 둘은 엄연히 다른 나무다. 한라산이 고향인 목련은 꽃잎이 활짝 벌어지게 피고 꽃잎 안쪽에 붉은 선이 있다. 반면 중국이 원산인 백목련은 꽃이 완전히 벌어지지 않고 다소곳하게 피는데 꽃잎과 꽃받침의 구분이 어렵다.

목련과의 식물을 이야기할 때 빠뜨릴 수 없는 특징이 있다. 꽃이 피려할 때 꽃봉오리의 끝이 북쪽을 향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북향화라고도 한다. 늦여름에 만들어진 꽃눈은 겨울에도 조금씩 자라는데 햇빛을 잘 받는 남쪽의 겉껍질과 꽃잎이 북쪽의 그것보다 먼저 자라기 때문에 꽃이 북쪽으로 살짝 기울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목련과 나무의 또 하나의 특징은 꽃이 매우 원시적이라는 점이다. 꽃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제대로 분화가 되지 않은 딱딱한 암술과 수술이 꽃 한가운데 뭉쳐 있다. 꿀샘도 없다. 목련은 지구에 출현한 지 가장 오래된 속씨식물의 하나인데 벌이나 나비보다 먼저 지구상에 나타난 이들은 꽃가루로 딱정벌레를 유인해 가루받이를 해온 전통을 지금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최영선(자연환경조사연구소 이사)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