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1부)] 원전 불안 왜?… 10명 중 7명이 “관리 부실”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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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은 한국의 에너지 현실상 “원전이 불가피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10명 중 6명은 “원전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다. 우리 국민들에게 원전은 필요하지만 일단 피하고 싶은 존재인 셈이다.

국민일보가 여론조사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 제주를 제외한 전국 16개 광역시·도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원전 관련 국민인식 여론조사 결과다. 이 조사는 지난해 말 벌어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대한 해킹 사건 전인 지난달 13∼14일에 이뤄진 것이다.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졌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사건 직후 진행한 긴급 추가 조사에서는 응답자 80% 가까이가 한수원 해킹 사건이 원전 안전도 위협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원전이 불안한 이유…방사능 공포보다 더 큰 ‘불신’=응답자들은 기본적으로 한국의 에너지 자원 부족 현실에 대한 한계를 인식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현재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6.4%라는 사실에 대해 “대책이 필요하다(반드시 필요하다+필요한 편이다)”는 응답이 91.8%에 달했다. 연령이 높고 학력이 높을수록 대책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 40, 50대와 대재(대학생 재학) 이상 학력자에게서는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50%를 넘었다.

응답자 71.4%가 원자력 발전소 가동이 불가피하다고 답한 것도 우리나라의 에너지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불가피하다고 응답한 이들은 실제 그 이유로 ‘해외자원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28.0%)와 ‘싼값에 많은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27.4%)는 점을 들었다. 자원이 부족한 한국에서 지금과 같은 에너지 사용을 유지하려면 원전이 어쩔 수 없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58.9%가 원전이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다. 여성은 66.3%가 불안전하다고 답해 남성(51.2%)보다 더 큰 불안감을 보였다. 불안감은 연령이 젊을수록 커졌다. ‘원전이 불안전하다’는 응답이 20대(70.8%) 30대(68.3%) 40대(61.2%)에서는 60% 이상 나왔지만 50대(49.3%) 60대(47.3%)에서는 절반에 못 미쳤다. 젊은이들과 자녀를 가진 학부모 등 환경과 미래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들이 원전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흐름이 반영된 것이다.

눈여겨볼 것은 국민들이 원전을 불안해하는 이유다. ‘원전이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44.9%가 ‘원전 비리와 불량 부품 등 관리의 문제’를 선택했다. 그 다음으로 ‘원전 노후화와 정비 불량으로 인한 불안’(28.0%)이 많았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간접 경험하면서 공포감이 커졌을 것으로 예상됐던 ‘지진이나 해일, 테러로 인한 방사능 유출’ 우려는 오히려 18.3%에 그쳤다. 이는 방사능 자체에 대한 공포보다 우리 정부와 한수원 등 원전 관리 책임을 진 주체들이 신뢰받지 못함에 따라 생긴 막연한 불안감이 더 커졌다는 것을 방증한다.

실제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계의 투명성에 대해 73.0%가 ‘불투명하게 운영된다’고 생각했고, 원전 부품 납품비리의 원인이 됐던 원전 마피아에 대해서도 81.6%가 ‘척결이 필요하다’고 공감했다.

◇10명 중 8명, “한수원 해킹은 원전 안전 문제”=한수원의 내부 업무 서버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벌어지고, 내부 문건이 실제 유출됐던 일은 우리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 국민일보는 이 사건의 여파를 확인하기 위해 자칭 ‘원전반대그룹’이 한수원 내부 문건을 두 번째 공개한 직후인 지난달 20∼22일 3일간 긴급 추가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한수원 문서해킹(해킹·문서유출) 사건이 어느 정도 심각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79.6%가 “문서 해킹도 문제고 원전 안전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원전 운전 관련 제어망은 완전히 분리돼 있기 때문에 해킹과 원전 안전은 무관하다던 한수원 측 설명과 정반대 결과다. 국민들이 한수원 등 정부 기관의 설명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원전이 불가피하다면서도 극도로 불안해하는 국민들은 원전 당국이 신뢰를 회복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원자력발전 안전성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원전비리 척결(26.8%), 해킹 등에 대한 보안대책(24.6%), 원자력에 대한 의존을 점차 줄이는 에너지 정책의 모색(20.8%) 순으로 나타났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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