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1부)]  담당 인력 53명뿐… ‘보안 인프라’부터 늘려라 기사의 사진
해커의 ‘원전 2차 파괴’ 위협으로 국민들은 불안해했다. 자칭 ‘원전반대그룹(Who am I)’은 한국수력원자력의 내부 자료를 공개하며 협박했다. 결과적으로 원전이 멈춰서진 않았지만 유출되어선 안 될 자료가 이들의 손에 넘어간 것이다. 현재 국내 원전의 보안시스템에서 사이버 테러가 가능한지 여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결코 안심해선 안 된다”는 점에 대해선 모두가 한목소리였다.

◇원전 보안의 구멍은 어디=일단 이번 원전 자료 유출 사건의 경우 한수원 해킹으로 인한 것은 아닐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정재준 부산대 원자력안전연구센터장은 4일 “해커가 공개한 자료 중에는 한수원은 보관하지 않고 협력업체만 보유하고 있는 자료도 있다”고 말했다. 한수원이 아닌 협력업체로부터 관련 자료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한수원의 내부 자료가 이미 여기저기 공공연하게 퍼져있음을 방증한다. 한수원 측은 “유출된 자료는 인터넷 검색으로도 찾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킹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해커가 원전 내부망에 원천적으로 침투할 수 없다’는 말은 비전문가적인 발언”이라며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해킹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2013년 4월부터 내부망과 외부망을 분리해 운영 중인데 망 분리 이전에 자료가 빠져나갔거나 내부 직원이 자료를 유출했을 가능성도 있다.

외주용역 업무가 원전 보안에 구멍을 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서 교수는 “외주업체에는 기본적으로 보안에 민감하지 않은 업무를 맡겨야 한다”며 “외주를 준다는 것 자체가 원전 보안을 경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한수원 출신인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역시 “외주를 주다 보면 보안 문제가 생기고, 한수원 내부적인 기술 역량이 줄어들게 된다”며 “그러나 인력이 부족하니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보안 인프라부터 손봐야”=최근 5년 중 3개 연도의 사이버보안 관련 예산 집행률은 50% 안팎에 머물렀다. 사이버보안 인력도 한수원 전체 임직원의 0.26% 수준에 불과한 53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 가운데 35명이 겸직 형태로 근무하고 있다. 정 교수는 “정부가 방만경영 근절 차원에서 공기업인 한수원의 인력을 줄이다 보니 보안을 비롯한 주변부 인력은 대부분 정원을 채우지 못한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창희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보안 관련 인력 자체가 적기 때문에 보안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을 위협하는 원인으로는 원전 설계와 관련한 내부요인과 지진 해일 태풍 등으로 인한 외부요인이 있을 수 있다. 현재 기술력으로는 내부요인으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는 거의 없고, 지진 해일 태풍 우려도 다른 국가에 비해 훨씬 적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정 센터장은 “내부·외부요인보다도 문제는 이를 관리하는 사람들”이라며 “한수원의 조직문화가 바로 서게끔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걱정스러운 시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안전에 대해 자만하지 말고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해 이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동욱 교수는 “보안 시스템이 아무리 완벽해도 지키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사이버보안 관련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커지는 국민 불안감, 정보 공개 필요한가=원전은 국가기반시설이기 때문에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이 원전에 대한 국민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서 교수는 “보안 때문에 공개를 안 하는 것인지 부실하기 때문에 공개할 수가 없는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정보를 감추는 정도가 지나치다는 것이다. 문주현 동국대 원자력 및 에너지공학부 교수는 “핵심자료가 아니라면 공개해야 신뢰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보 공개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도 있다. 정 센터장은 “원전은 안전과 보안이 둘 다 중요한데 안전은 공개할수록 좋아지고 보안은 감출수록 강화된다”며 “이 둘 사이의 균형이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세종=이용상 기자, 박세환 기자

sotong203@kmib.co.kr

▶ 관련기사 보기◀

▶ [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1부)] 원전 “불가피” “불안”… 국민도 딜레마

▶ [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1부)] 원전 불안 왜?… 10명 중 7명이 “관리 부실”

▶ [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1부)] 원전 님비 심각… 59.8%가 “내 집 앞 안돼”

▶ [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1부)] 원전 보안 침해 사례는…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