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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순만 칼럼] 먼저 온 통일

“탈북민이 몇 가지로 유형화되면서 구조적 문제점 나타나… 대응책 마련해야”

[임순만 칼럼] 먼저 온 통일 기사의 사진
“2010년 식량을 구하러 압록강을 넘다가 붙잡혀 교화소에 가게 됐다. 뜨개질반에 배정됐는데 얼마나 힘든지 바늘을 삼키고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북한 당국은 교화소에 시신 30구가 쌓이면 고압전력을 보내준다. 그 전력으로 시신을 화장한다. 교화소 생활을 마치고 집에 와보니 남편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아이들과 중국 선양으로 탈출했다가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조선족 브로커에게 성폭행 당했다. 살기 위해서는 참아야 했다.” 지난해 11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통일 관련 국제 세미나에서 한 탈북 여성이 증언한 사례다.

“2000년 두만강을 넘었으나 중국 공안에게 검거돼 청진수용소로 북송됐다. 일하다 영양실조로 쓰러져 두 달간 일어나지 못했다. 거의 죽을 상태가 되자 수용소장이 ‘퇴소시켜주면 집에 갈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가겠다’고 했더니 다른 허약환자 2명과 함께 내보내주었다. 무산∼평양 간 열차를 타고 가다 대소변을 가리지도 못하는 한 환자는 열차 바닥에서 죽었다. 시체를 가마니로 덮어두었다가 다음 역에서 치웠다. 이번에는 사람들이 나를 변절자라고, 냄새난다고 발길질을 해댔다. 내 차례라고 각오하고 있는데, 죽으면 골치 아픈지 군인들이 막아줬다. 군인들이 주는 사탕 10알로 버티며 친척이 사는 평양까지 왔다.” 며칠 전 다른 자리에서 들은 남성 탈북민의 사례다.

탈북민들은 대부분 사선을 넘어온 사람이다. 2만7000명에 이르는 탈북민들은 남한 사람들은 겪을 수 없는 무서운 경험을 갖고 있다. 우리가 이들을 배려하고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시민사회의 기본적인 책무다. 더구나 이들은 우리가 어떻게 사귀느냐에 따라 통일의 꽃이 될 수 있고, 통일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특별한 자산이다.

통일의 꽃이 되기 위해서는 이들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장점을 이해하여 삶의 방식과 인식이 남한 보통사람의 눈높이 가까이에 도달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통일이란 궁극적으로 남북한 주민의 생각이 서로 비슷한 수준에 도달할 때, 행복의 공통분모를 균등하게 나누어갖는 상태가 될 때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사회의 낙오자가 되어 취업보다는 기초생활수급자로 남아 지원금만 받으려 하거나 ‘목숨 걸고 여기까지 와서 뭐가 무섭겠느냐’며 막무가내로 탈·불법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통일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지난해 조사를 보면 탈북민의 범죄율은 한국인보다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폭력이 35.7%로 가장 높다. 탈북민, 특히 남성 탈북민들은 한국사회에서 어느 정도의 적응 기간이 지나면 폭력적 성향을 나타낸다고 한다. 언어폭력은 폭력으로 생각하지도 않는 경향이 있다. 사과하지도 않고, 고맙다는 표현을 하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공과 사의 구별을 잘 못하고, 자신의 이해관계에 부합되지 않으면 극단적인 행동을 한다.

특히 탈북민 단체를 이끌고 있는 일부의 도덕불감증과 구조적 탈법 사례는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탈북민들의 문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지난 연말 통일부 국정감사 과정에서 오래된 탈북자들의 횡포, 보조금 유용, 악성 민원과 욕설 협박 등이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남북하나재단 직원들의 정상적 업무가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몇 사람이 단체를 만들어놓고 아무런 일도 하지 않으면서 지원금을 요청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심한 말들을 퍼뜨리고 끈질기게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탈북민들을 적극 껴안고 이들이 ‘먼저 온 통일’이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숙제다. 그러기 위해선 원칙에 입각한 지원의 질서가 정착돼야 한다. 지금은 탈북의 역사가 20년이 넘어서면서 탈북민의 성향이 몇 가지로 유형화되고 있고, 그동안 덮어두었던 것들이 사회문제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통일을 말하기 위해서는 먼저 탈북민들을 제대로 지원·관리해야 한다.

임순만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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