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이 큰 파장을 낳았다. 당시 조 전 부사장은 땅콩 서비스의 방식과 절차를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땅콩을 승객에게 어떻게 주든 큰 문제가 될 수는 없다고 본다. 다만 항공기의 일등석인 만큼 품위 있는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일등석의 가치를 더욱 상승시킬 필요는 있다.

미국의 경우 1978년 항공 자유화정책(Open Skies Policy)을 도입한 이후 항공산업은 규제 완화가 대세를 이뤘다. 국제적으로는 완전경쟁 산업, 국내적으로는 저비용 항공사의 등장에 따라 경쟁적으로 변모했다. 이후 항공사들은 자구책의 일환으로 마일리지나 전략적 제휴, 그리고 ‘허브 앤드 스포크’ 같은 항공산업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언젠가 영국 버진그룹 회장인 리처드 브랜슨이 BBC 대담 프로에 출연, 탁자가 없는 상황에서 종이커피를 바닥에 놓았다 들었다 하면서 마시는 장면을 연출했다. 또 자기 항공기 안에서 기타를 치며 승객을 즐겁게 하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즉 형식 탈피다.

한국 항공사의 서비스는 승무원의 형식적인 자세에 지나치게 얽매이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 승무원은 움직이는 비행기 안에서 서비스를 해야 하기 때문에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하면 어설픈 서빙을 하게 된다. 심한 체력 소모와 함께 정신적 피로감은 극에 달할 수 있다. 따라서 패션모델 같은 복장으로 서빙을 한다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심지어 무릎을 꿇고 눈높이 서비스를 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자칫 굴욕적인 모습으로 비칠 수도 있다.

항공기를 비롯한 운송수단은 공간을 판매하는 것이다. 이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요금상 같을 수 있다. 대신 부가적인 서비스를 형식을 갖춰 제공하고 요금을 차등화하는 판매 전략을 꾀한다. 그러나 품질의 차등을 승무원들의 서비스 자세나 행동에서 찾아서는 안 될 것이다. 부가적이고 차별화된 상품으로 구별지어야 할 것이다. 즉 일등석이나 비즈니스석엔 양주를 제공한다거나 라면을 끊어준다거나 아니면 칸막이를 제공하는 식으로 말이다. 형식이나 내부 규제를 타파하고 실무적으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하는 항공사가 결국에는 생산성 차원에서 효율적이고 경쟁 우위적으로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항공 서비스 또한 자사 구성원들에 대한 인간 중시를 강조하는 경영층의 자세부터 확립할 필요가 있으며 기내 서비스도 실무 지향으로 이루어질 때 진정한 고객 서비스가 될 것이다.

김진환(한국방송대 강원지역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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