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뭉쳐야 숨쉰다] “책임질 일 생길라”… 미세먼지 데이터 안 내놓는 한·중·일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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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한국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박근혜 대통령이 서명한 ‘한·중 환경협력 양해각서’에는 ①중국 74개 도시와 대기오염 측정 자료를 공유하고, ②한·중 공동연구단을 구성해 대기오염 발생 원인을 규명하는 한편 ③과학 기술 인력 간 교류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한·중·일 3국의 환경 협력은 걸음마 단계다. 현재까지 중국에서 제공하는 대기오염 정보로 우리나라 예보가 약간 빨라졌을 뿐이다. 나머지는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협력의 물꼬는 텄지만 갈 길은 멀다.

가장 걸림돌은 미세먼지의 책임 소재다. 책임을 인정하는 순간 배상으로 대화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 각국 산업계에 미칠 파장도 무시하지 못한다. 한·중·일 환경당국이 환경장관회의(TEMM), 동북아시아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물질 전문가회의 등 다양한 창구를 통해 머리를 맞대지만 대화가 겉도는 이유다.

겐지 소메노 일본 환경성 지구환경국장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9개월 전에 열린 한·중·일 대기오염정책 대화에서 각국 공무원들이 모여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했지만 우리 환경부 관계자는 “당시 협의된 건 없었고 주로 사례 발표에 그쳤다. 정책 교류를 할지, 안 할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답이 없었다”고 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데이터를 주고받는 과정에서도 책임을 회피하려고 수치를 축소하거나 중요한 데이터는 내놓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국가 간) 이해관계가 첨예해 실질적인 협력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환경성 관계자는 “3국이 미세먼지 예보나 측정 시스템이 달라 혼란이 많은 상황”이라며 “용어나 시스템을 조금씩 맞춰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스템과 데이터를 표준화해야 각국의 특정 지역을 비교해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데 현재 협력 수준으로는 ‘표준’을 정하는 것조차 요원하다.

환경 당국과 경제부처 간 칸막이도 장애물이다. 일본 환경성은 탄소배출권과 관련한 문제는 경제산업성이나 도쿄도청 소관이라는 입장이다. 중국 환경부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환경부도 경제 논리에 밀려 탄소 배출권 정책에서 대기업들에 지나치게 많은 양보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3개국의 주요 도시, 지방자치단체끼리 소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국가 차원의 협력은 갖가지 절차와 장벽이 존재해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4월 서울시는 베이징시와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 질 문제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합의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최영수 기후대기과장은 “얼마 전 일본 도쿄의 환경 관련 직원들이 서울을 방문했다”며 “자동차가 많은 서울과 도쿄처럼 대기환경이 비슷한 곳끼리 각자의 노하우를 공유하면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베이징=박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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