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르포] “노후 원전 불안감 커” “살아보니 문제 없어” 기사의 사진
김승환(65·사진)씨는 경주 토박이다.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에서 몇 대에 걸쳐 대가족을 이루며 살아왔다. 1977년 김씨 집에서 5분 거리에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 건설이 시작됐다. 집에서 원전의 둥근 지붕이 훤히 보인다.

원전 주변에서 38년을 살아왔던 김씨 가족의 생활에 변화가 생긴 것은 지난 크리스마스 때다. 한국수력원자력 서버를 해킹한 이들이 월성 1호기 등 노후 원전을 위협하자 불안해진 김씨가 두 살배기 손녀를 울산으로 피신시켰다. 다행히 테러는 없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김씨는 원전 지붕을 가리키며 “원전이 노후화됐다는데 괜찮은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30년. 부산 고리원전 1호기와 경북 월성원전 1호기의 설계수명이다. 2007년 한 번 수명을 다한 고리 1호기가 ‘계속 운전’ 판정을 받아 가동 중인 반면 2012년 설계수명이 끝난 월성 1호기는 아직도 중단 상태다. 이 월성 1호기를 재가동해 계속 가동할지 여부를 결정할 원자력안전위원회 논의가 이르면 15일 시작될 예정이다.



지난해 말 해커의 위협을 겪은 이곳 주민들은 다시 술렁이고 있다. 지난 6일 김씨를 비롯한 ‘나아리 생계대책위원회(생계위)’ 소속 주민 150여명은 경북 월성 원자력본부 앞에 집결했다. 영하 5도의 날씨에도 ‘대책 없는 핵 정책에 인근 주민 다 죽는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었다. 나아리 신영해(63) 이장은 “노후 원전이 위험하다는 인식 탓에 관광객이 뚝 끊겼다”며 “차라리 정부 차원에서 노후 원전을 폐기하고 새 원전을 지어 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노후 원전으로 계속운전을 하고 있는 고리 1호기에서 직선거리로 700m 떨어진 부산 기장군 장안읍 길촌리. 텅 빈 건물이 많고 거리는 한적했다. 남아 있는 주민 상당수는 집단 이주를 요구하고 있다. 김명복(54) 이장은 기자를 만나자마자 “에너지 수급을 위해 원전의 필요성은 인정한다. ‘폐로’가 유일한 답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면서도 “다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원전과 가장 가까이 사는 우리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주길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을 직접 경험해보니 ‘별 문제가 아니다’고 느끼는 주민들도 있었다. 고리원전에서 15분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택시기사 홍모(56)씨는 “원전이 오래됐지만 큰 사고는 한 번도 없었고 고장도 점점 줄고 있다고 들었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11년째 나아리에 살고 있는 주민 조모(52)씨는 “직접 발전소에 들어가 시설을 견학한 뒤 안전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가족들도 다 같이 사는데 위험하면 이미 이사했을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경주·기장=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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