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 노후 기준 ‘설계수명’… 왜 원전마다 다를까 기사의 사진
노후 원전을 결정하는 ‘설계수명’(운영허가 기간)은 원전별로 다르다. 현재 국내에서 가동되는 원전 23기 중 고리 1호기와 월성 1·2·3·4호기는 설계수명이 30년이고 신고리 2호기는 60년이다. 나머지 17개 원전은 40년이다. 설계수명이란 원전의 안전성과 성능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기간을 의미한다.



이 같은 설계수명의 차이는 원전이 운영을 허가받은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설계수명은 이미 완공된 원전에 대한 안전성과 성능 실험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기술 수준을 반영해 법으로 먼저 설계수명을 정한 뒤 그 기준에 맞게 원전을 건설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원전이 만들어진 시점에 법이 설계수명을 몇 년으로 규정하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최초 원전인 고리 1호기가 처음 가동된 1977년 6월 당시의 원자력법은 원전의 설계수명을 30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당시 미국의 설계수명은 40년, 일본은 30년이었다. 고리 1호기는 미국의 원전을 참고해 만들어졌지만 법은 원전의 안전성에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하기 위해 일본 기준을 참고했다.



이후 원전의 설계수명을 미국처럼 40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으로 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1983년 11월 운영 허가를 받은 고리 2호기부터는 설계수명이 40년으로 늘었다. 다만 캐나다에서 들여온 중수로 원전인 고리 1·2·3·4호기는 캐나다의 설계수명인 30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는 최초임계일(원전에 장전된 연료가 핵분열을 통해 열을 발생하기 시작한 시점)을 시작으로 설계수명을 계산하고 나머지 원전은 운영허가일을 기준으로 한다.



이후 원전 기술이 급격히 발달했다. 우리나라는 안전성을 강화한 원전 APR-1400을 개발해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설계수명도 60년으로 늘렸다. 2011년 12월 운영 허가를 받은 신고리 2호기부터 이 기준이 적용됐다. 현재 가동되는 원전의 설계수명이 경수로 원전은 30년 40년 60년, 중수로 원전은 30년으로 총 4종류가 있는 셈이다.

설계수명은 제각각이지만 기간이 길다고 안전성이 더욱 확보됐다고 볼 수는 없다. 정재준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설계수명이 30년이든 40년이든 당시 활용 가능한 원전 기술을 총동원해 설계한 것이기 때문에 안전성에 차이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세종=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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