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컨슈머리포트-생수] 外産 비싼게 비지떡… 최저가 국산 생수 구매의향 2위에 기사의 사진
물 감별사인 워터소믈리에들이 지난 7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에서 다섯 종류의 생수를 테스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정진 이상선 고재윤 김하늘 최정욱씨. 곽경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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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사먹는다고? 봉이 김선달이 살아 왔나?" 1995년 '먹는 물 관리법'이 제정되고 생수 판매가 허용되면서 나이 지긋한 어른들은 혀를 끌끌 찼다. 하지만 최근에는 물을 사먹는 게 일반화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2010년까지만 해도 전체 음료 매출의 4위권에 머무르던 '생수'가 지난해 1위를 차지했다"고 12일 밝혔다. 국내 생수시장은 6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전 세계에는 3400종류의 생수 브랜드가 있다. 국내 생수 브랜드도 200여 가지나 있다. 가격은 브랜드에 따라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물맛은 가격과 비례할까.



◇어떤 생수를 누가 평가했나=생수는 탄산가스의 유무에 따라 일반 생수(스틸 워터)와 발포성 생수(스파클링 워터)로 나눌 수 있다. 최근 스파클링 워터가 뜨고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마시는 물은 역시 스틸 워터다. 평가 대상은 스틸 워터로 한정했다.

같은 브랜드 생수도 판매처에 따라 가격이 배까지 차이가 난다. 그래서 평가 대상 생수는 국내 백화점에서 처음으로 워터바를 오픈한 신세계 서울 강남점에서 일괄 구입했다. 국내 생수 시장에서 판매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다수’와 ‘백산수’, 세계적인 브랜드로 국내에서도 인기 높은 ‘에비앙’을 우선 골랐다. 다음으로 매장에서 가장 고가 브랜드인 ‘슈타트리히파킹엔’과 가장 저가인 ‘석수’를 추가했다.

평가는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고재윤(경희대 호텔관광대 외식경영학과 교수) 회장과 이상선 부회장(생수 박사), 롯데호텔서울 서울식음팀 페닌슐라 소믈리에 박정진씨, 워커힐호텔 식음료팀 소믈리에 최정욱씨, 2014년도 워터 소믈리에 국가대표 부문 우승자 김하늘씨가 했다.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로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에서 지난 7일 한자리에 모인 이들에게 김진평 소믈리에가 물을 서빙했다. 브랜드를 감추기 위해 검정 니트원단으로 병을 감싼 채 준비된 컵에 따랐다. 소믈리에들은 물을 보고(시각) 냄새를 맡고(후각) 마시면서(미각) ‘워터 블라인드 시트’에 점수를 매겨나갔다.

평가는 3차에 걸쳐 진행했다. 1차 평가는 냄새, 청량감, 균형감, 투명도 등 무려 11가지에 대해 점수를 매긴 다음 총체적 평가를 했다. 1차는 절대평가로 점수를 매겼다. 2차 평가는 물의 성분을 공개한 다음 건강과 음용에 대해 각각 상대평가를 했다. 3차 평가는 각 생수의 가격을 공개한 뒤 물의 가치를 바탕으로 최종 구입의사를 물었다.

◇평가 결과=최고가 생수 슈타트리히파킹엔은 최저가보다 무려 18배나 비쌌지만 음용하기에 좋은 물과 최종구매의사에서 꼴찌를 면치 못했다. 11개 평가 기준 중 구조감과 지속성 부문에서만 1위를 차지했다. 구조감은 입안에 느껴지는 물의 뼈대를 측정하는 부문이다. 최저가인 석수는 삼다수와 함께 최종 구매의사에서 2위를 차지했다.

고 교수는 “④(슈타트리히파킹엔)의 성분은 매우 좋으나 그렇게 비싼 값을 치르고 마실만한 가치는 없다”면서 마지막 선택에서 ③(석수)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박씨는 “④(슈타트리히파킹엔)는 미네랄 함량이 높아 물맛이 독특한 데다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 일반인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음용하기 좋은 물로 ⑤(에비앙)를 꼽았다 가격이 공개된 뒤 ③으로 바꾼 김하늘씨는 “⑤가 성분이 좋으나 값을 3배나 치를 만큼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에비앙을 최종 선택한 최씨는 “고기를 즐기는 편이어서 경수인 ⑤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고기에는 경수가, 채소류와 찌개 등에는 연수가 잘 맞는 편이다. 연수는 칼슘이온이나 마그네슘이온의 함유량이 적은 물이고, 경수는 반대로 그 함유량이 많은 물이다.

◇전문가들은 어떻게 고를까=워터 소믈리에들은 생수를 구입할 때 수원지, 성분표, 가격을 주로 본다고 입을 모았다. 고 교수는 “식수를 구입할 때 국내 생수의 경우 미네랄 함량이 비슷하기 때문에 오염이 덜 된 수원지의 물인지 확인한 다음 수원지가 같거나 비슷하다면 가격이 싼 것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국내 생수는 같은 수원지에서 나온 물도 브랜드에 따라 2배 이상 차이 나는 경우가 있다.

이 박사는 “칼슘과 마그네슘 비율이 3대 1∼5대 1 사이에 있는 것이 좋은 물”이라면서 특히 오존처리 여부를 꼭 본다고 덧붙였다. 오존처리가 된 것은 생수 상태가 좋지 않아 화학 처리를 한 것이므로 피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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