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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 뉴스] 뭐든지 어디든지 12兆밥그릇 싸움… 바쁜 세상, 터치 한번에 ‘톡톡 튀는 배달시장’

1인가구 증가·모바일 기술 발달… 패스트푸드부터 빵·음료도 가세

[슬로 뉴스] 뭐든지 어디든지 12兆밥그릇 싸움… 바쁜 세상, 터치 한번에 ‘톡톡 튀는 배달시장’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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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한 목판 가득히 담아서 익숙하게 어깨에다 멘 음식점 배달부가 종소리를 요란스레 내며 저쪽 천변을 세차게 달려와 나무장 앞에서 사뿐 내리는 것을 보자… 냉면을, 장국밥을, 대구탕을, 만두를, 비빔밥을, 그것도 나누어 먹는다든가 그러는 것이 아니라, 일제히 한 그릇씩 차지해가지고….” 1936년 발표된 박태원의 ‘천변풍경’ 속 한 장면처럼 국내의 음식 배달 역사는 오래됐습니다. 일찌감치 음식 배달이 보편화된 우리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외식업계의 배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1인 가구 증가와 모바일 등 관련 기술 발달로 음식 배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업계의 대응 역시 빨라지고 있는 것이죠.

◇모든 음식의 배달화=패스트푸드 업체 KFC는 지난해 9월부터 배달 서비스를 본격화한 후 배달 가능 점포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수도권 일부 점포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험 실시한 결과 반응이 좋아 20여개 점포로 서비스를 확대했습니다. 2006년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배달전문 매장을 열었다가 1년도 되지 않아 서비스를 종료한 KFC가 배달 서비스를 재도입한 것은 그만큼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해진 때문입니다. KFC 관계자는 15일 “다른 패스트푸드 업체의 경우 모두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치킨이 주 메뉴인 KFC가 왜 배달을 하지 않느냐는 불만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2007년 10월 배달 서비스 ‘맥딜리버리 서비스’를 시작한 맥도날드는 현재 전국 396개 매장 중 310개 매장에서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신규 매장 역시 배달 가능 매장으로만 채우고 있습니다. 지난해 배달 건수가 전년 대비 15.0% 증가할 정도로 성장세도 가파릅니다. 지난해 9월에는 모바일 주문 서비스까지 도입했습니다. 2011년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롯데리아는 도입 첫해 전체 매출의 5.3%였던 배달 매출이 지난해 14.3%까지 뛰었습니다.

배달 가능 음식 종류 역시 늘고 있습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6월 빵류를 비롯해 음료 등을 10만원 이상 구매하면 원하는 시간에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수도권 직영점 24곳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지금은 300여개로 서비스 가능 점포가 크게 늘었습니다. 카페에서 커피를 배달해 먹는 것이 보편화될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지난해 10월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전 지역에서 음료와 음식을 모바일 기기로 주문할 수 있는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미국에서 서비스가 이뤄질 경우 국내 도입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11월 개장한 편의점 세븐일레븐 도시락카페 1호점은 반경 300m 이내 지역에 한해 배달 서비스를 시행 중입니다.

이 밖에 배달 서비스를 하지 않는 음식점의 음식을 배달해주는 배달 대행업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푸드플라이’는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유명 식당이나 동네 맛집과의 제휴를 통해 배달을 대행하고 있습니다. 제휴 업체의 97.0%가 자체 배달 인력이 없습니다. 1인 가구나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면서 기존 배달 음식과 다른 음식까지 배달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이죠. 2014년 매출은 전년 대비 30% 정도 늘었다고 합니다. 이신웅 푸드플라이 마케팅팀장은 “현재 서울 강남·서초구 지역 내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올해 추가로 송파구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기존 음식 배달 시장과 다른 새로운 시장을 찾은 만큼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배달 경쟁 음식 배달 앱=음식 배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데는 모바일을 비롯한 온라인 주문이 간편해진 이유도 있습니다. 주변 맛집을 비교한 후 클릭 몇 번으로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의 등장으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이죠. 현재 배달 앱 시장은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상위 3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 배달 음식 시장 전체 규모는 12조원으로 이 중 배달 앱을 통한 매출은 1조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최근 들어 관련 시장이 급팽창한 데다 향후 매출 확대 가능성도 높아 배달 앱 업체 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TV 광고 등을 통한 광고 물량전에 이어 수수료를 둘러싼 신경전까지 펼치는 등 주도권 다툼이 치열합니다.

특히 수수료의 경우 자영업자의 수익을 줄어들게 한다는 점에서 배달 앱 시장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습니다. 높은 수수료에 자영업자들이 반발하면서 배달 앱 업체를 두고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라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업체별로 잇따라 수수료를 인하했습니다. 배달의 민족은 지난해 4월 ‘바로 결제’ 주문 중개수수료를 기존 9%에서 주문 접수 방식에 따라 5.5∼9%(외부 결제 수수료·VAT 별도)로 다양화했습니다. 요기요도 지난해 11월 기존 및 신규 가맹점의 수수료를 12.5%(외부 결제 수수료·VAT 별도)로 단일화했습니다. 배달통 역시 모바일 결제 수수료를 2.5%(외부 결제 수수료·VAT 별도)로 낮췄습니다.

이 과정에서 업체 간 다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9월 배달의 민족이 홍보자료에서 ‘자사 주문 중개수수료는 경쟁사 대비 2분의 1’이라고 요기요를 간접 비판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요기요는 같은 해 11월 ‘배달의 민족이 잘못된 정보로 홍보를 했다’며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법원에 광고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15일 취하했습니다.

음식 배달 시장이 커지는 한편에선 배달원의 안전 문제도 커지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배달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음식배달 중 발생하는 사고가 다른 배달 사고보다 빈도나 정도 면에서 심각하기 때문이죠.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음식 배달 관련 재해자 수는 7566명으로 전체 물품 배달원의 68.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사망자 수 역시 125명으로 택배·퀵·우편배달을 모두 합친 사망자(44명)보다 3배 정도 많았습니다.

음식 배달 사고 피해가 큰 것은 배달 인력이 오토바이 등을 이용해 안전에 취약한 경우가 많고, 배달 시간을 줄이기 위한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음식 배달 재해자와 사망자의 각각 85.5%와 96.7%는 이륜차를 이용하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빨리 배달하기 위해 신호 위반이나 과속을 반복하는 것도 사고가 잦은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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