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이가 내 아이였다면…, 내 아이도 저렇게 맞을 수 있는데….”

인천 연수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원아 폭행 사건의 동영상을 본 사람들은 충격과 분노, 울분을 토해냈다. 아장아장 걷는 어린아이의 머리를 내리쳐 나뒹굴게 하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식판을 치우는 보육교사. 머리를 맞고 쓰러진 뒤에도 무릎 꿇고 식판에 남은 음식을 손으로 주워먹는 아이. 친구가 맞는 장면을 보고 두려움에 떨며 숨죽인 채 눈치를 보는 다른 아이들….

아이들을 친자식처럼 돌봐야 할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이 끔직한 장면은 어느 대형 참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파장을 낳고 있다. 관할인 인천시와 경찰, 경기도뿐 아니라 정치권까지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전전긍긍하며 앞다퉈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경찰청은 어린이집·유치원 등 관련 시설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피해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전국에 등록된 어린이집은 이달 기준으로 4만3752곳, 교사는 21만8751명이다. 유치원은 8826곳, 교사는 4만8530명이다.

경찰청은 전국 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 아동학대 전담팀을 구성하고 16일부터 한 달간 학교폭력 전용 신고 전화인 117신고센터와 경찰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피해·의심 사례를 수집키로 했다.

인천경찰청도 인천시에 협조공문을 보내 인천시내 2300여곳의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들을 대상으로 학대 피해 사례 수집에 들어갔다. 아이를 폭행한 보육교사 양모(33·여)씨에 대해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폭행 사건이 발생한 어린이집은 폐쇄 조치된다. 이재호 인천 연수구청장은 15일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아동 폭행 사건이 일어난 해당 어린이집을 시설폐쇄 처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는 2018년까지 도내 어린이집 2000개에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CCTV를 설치키로 했다. CCTV 설치는 보육교사의 인권침해 소지가 있지만 최근 잇따르는 아동 학대를 막기 위해 설치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말 현재 도내 전체 어린이집 1만3279개 가운데 CCTV가 설치된 곳은 12.8%인 1707개에 불과하다.

새누리당은 조만간 당정협의회를 열어 보육시설 내 CCTV 설치 의무화와 보육교사 자격 요건 강화, 가해 교사 처벌수위 강화 방안 등을 검토키로 했다. 당정은 합동 태스크포스(TF)도 설치키로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의원은 아동 학대가 발생한 어린이집과 원장, 교사 등 관련자를 영구 퇴출하는 내용을 담은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강창욱 기자, 인천=강희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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