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군 주민들은 안전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이 있기 때문에 추가 건설에 합의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주민과 사업자 및 정부 간 신뢰관계도 큰 역할을 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국민일보가 18일 국내 원전 전문가 31명에게 자문한 결과 51.6%인 16명이 ‘원전 설치·가동 경험’으로 울진 협상 타결이 가능했다고 대답했다. 울진 주민들은 한울원전 1호기가 1988년부터 가동된 이후 30년 가까이 원전과 ‘공생’했다.

에너지기술연구원장을 지낸 황주호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울진 주민들은 이미 원전 주변에서 큰 문제없이 오랜 기간 살아 왔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용칠 연세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울진 주민들의 원전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져 있고, 전력 공급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사업이라는 인식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의 보상 규모와 정부의 꾸준한 지원에 대한 믿음, 충분한 소통도 타결을 이끌어낸 배경으로 지목됐다. 전문가의 32.3%가 ‘적절한 보상’, 22.6%가 ‘충분한 소통과 상호 양보’를 울진 협상 성공의 배경으로 꼽았다. 문주현 동국대 원자력·에너지공학부 교수는 “울진의 경우 원전과 관련한 정부·한국수력원자력의 지원 경험을 통해 상호 신뢰관계가 형성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자체장 등 협상 당사자들의 역할도 컸다고 한다. 홍두승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임광원 울진군수가 기왕에 지역에 원전이 있으니 잘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했다. 한수원 측 협상 당사자였던 손병복 한울원자력본부장이 울진 태생이라는 점 때문에 타결이 가능했다는 시각도 있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원전에 대한 갈등 해결을 금전적 보상 차원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갈등 해소 비용이 점점 불어나 향후에는 감당하기 힘들어진다는 지적이다. 김승홍 부산녹색연합 활동가는 “돈이나 지역개발을 미끼로 지역주민들을 유혹하는 것도 한창 국가가 성장할 때나 먹히는 얘기”라며 “이제는 그렇게 하더라도 투자 대비 효과가 너무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 관련기사 보기◀

▶ [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 “서두를수록 역효과… 끈기 있게 대화와 소통”

▶[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 “주민을 乙로 생각하면 안돼… 끌어안는 진정성 필요”

▶ [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 “큰 문제 없이 살아온 경험이 신뢰 줬다”

▶[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르포] ‘신뢰 27년’ 울진 “안전 믿으니 추가 건설 찬성”

▶ [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르포] ‘갈등 33년’ 삼척 “끝없는 논란 빨리 끝냈으면”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