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 “서두를수록 역효과… 끈기 있게 대화와 소통” 기사의 사진
원자력발전소 건설 문제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지역사회 갈등은 우리 사회가 지닌 대표적인 원전 딜레마다. 지난해 원전 유치 찬반 주민투표까지 실시한 강원도 삼척이 대표적인 사례다. 33년간 원전 유치 협상을 끌어 온 삼척은 지쳐 있었다. 반면 27년간 원전과 함께 생활해 온 울진에서는 원전 갈등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울진은 지난해 추가 원전 건설까지 타협을 이뤄냈다.

국민일보는 18일 국내 원전 전문가 31명을 상대로 우리 사회의 원전 갈등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자문했다. 전문가들 대다수는 정부의 원전 정책이 ‘친절’하지 못하다고 분석했다. 원전 필요성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고, 안전성 등에 대한 정보도 투명하게 제공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61.2%(19명·복수 응답)에 달했다. 일방적인 정책 운용 등으로 정책 신뢰성을 잃었다(51.6%·16명)는 지적도 잇달았다.

전문가들은 특히 삼척의 갈등이 우리 사회의 원전 유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우선 원전 건설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정부 대응에 대한 전문가들의 점수는 박했다. 전문가 64.5%(20명)가 소통 부족 등 정부의 미숙한 대응을 삼척 원전 갈등의 최대 원인으로 꼽았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와 이후 발생한 국내 원전 부품 납품비리, 최근의 해킹 사고 등으로 인한 불안감 증폭이 원전 갈등의 근저에 깔려 있다는 분석도 51.6%(16명)로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특히 삼척의 경우 원전 건설이 정치쟁점화되면서 갈등을 더욱 키운 측면도 있다(48.3%·15명)고 진단했다. 종합하면 국내외적으로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역 갈등까지 일고 있는데도 정부가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방치해 원전 정책에 대한 불신과 대립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해법은 ‘소통’이다. 끈질긴 주민 설득 작업을 거쳐 동의를 받은 뒤 원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제언이 주를 이뤘다. 주민들이 반대한다면 원천 무효해야 한다거나 정부가 정책 일관성을 위해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는 응답은 소수였다. 정부가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지속적인 설득과 대화를 통해 불필요한 갈등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정화 강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원전 정책은 어떤 형태든 사회적 공감대 속에서 진행해야 한다”며 “정부가 에너지 수급 현실을 설명한 뒤 국민의 의견을 묻고 차분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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