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전산업의 각종 비리가 터져 나왔지만 그 원인이 ‘규제 부족’이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는 적다. 오히려 한국의 원전산업 관련 규제는 선진국보다 강한 수준이라는 게 중론이다.

미국 등과 함께 원전 산업이 민영화돼 있는 영국은 적은 규제로 효율적 운영을 하는 사례로 꼽힌다. 21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영국 오픈 유니버시티의 윌리엄 누탈 에너지학과 교수에 따르면 영국 원전은 1990년대 이후 원전 민영화를 추진, 현재 상업용 원전 모두가 민영화돼 있다. 신규 원전 건설도 프랑스 원전 공기업인 EDF와 일본계 히타치, 도시바 등 세 외국계 기업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경쟁하고 있다.

누탈 교수는 “영국 내 원전조달 시장 관련 규제는 원자력 안전에 관한 정도”라면서 “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쟁 제한이나 비리 문제 등은 경쟁·부패 관련 일반법에 의해 처리된다”고 설명했다. 대신 사회 전반에 걸친 뇌물 수수 방지와 내부고발자 보호 제도가 잘 운영되고 있어 경쟁에 의한 비리 방지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윌리엄 교수의 설명이다.

대표적인 원전 선진국인 프랑스는 우리나라처럼 공기업이 원전 운영과 건설 부문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공기업이더라도 운영은 민간과 같은 상업적 원칙에 의해 운영된다는 평가다.

인스티튜트 심로그 드 프랑스의 마크 푸마데르 소장은 “프랑스 원전조달 시장은 원전운영 분야의 EDF와 원전건설·제조분야의 아레바 등 두 개 공기업과 다수의 부품공급업체로 구성돼 있다”면서 “이 중 EDF와 아레바는 완전히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해외 원전 시장에도 진출해 있다”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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