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컨슈머리포트-시판 참기름 4종 테스트] 유기농, 품질 대비 값 턱없이 비싸 감점 기사의 사진
세종호텔 한식뷔페 ‘엘리제’ 셰프들이 지난 21일 참기름 4종류의 향과 맛 등을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 윤주범 한동훈 장석환 박종혁 박경애씨. 서영희 기자
설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예전 같으면 지금쯤 등잔불 심지 돋우며 한땀한땀 정성을 다해 식구들의 설빔을 준비할 때다. 요즘이야 때때옷도 백화점이나 시장에 가면 바로 살 수 있으니 서둘러야 할 설 채비가 별로 없다. 그래도 지난 13일 귀성 열차표 예매가 시작되고 백화점과 마트, 호텔 등에 서 설 선물 세트 예약을 받으면서 설 분위기가 서서히 무르익고 있다. 국민일보 국민 컨슈머리포트에선 설 식탁에 오를 먹을거리를 점검해보기로 했다. 설 음식에 고소함과 윤기를 더해줄 참기름이 첫 번째 대상이다.

◇어떤 제품을 어디서 구입했나=참기름을 직접 짜서 파는 재래시장에서 구입하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이번 평가 대상은 브랜드 참기름으로 한정했다. 제품은 명인들이 만든 프리미엄 장류를 취급하고 있는 신세계 푸드마켓에서 구입했다. 참기름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뚜기의 ‘고소한참기름’, 1위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는 CJ의 ‘백설 진한참기름’을 우선 골랐다. 이 제품들은 가장 대중적인 제품으로 모두 중국산 통참깨를 사용한 제품들이다. 백설 진한참기름은 신세계 푸드마켓에서 가장 싼 제품이었다. 여기에 요즘 소비자들이 건강을 위해 관심을 갖고 있는 국산 참깨와 유기농 참깨로 만든 제품을 추가했다. 국산깨 제품은 오뚜기 ‘국산참기름’을 선택했다. 국산 참깨와 중국산 참깨 제품의 차이를 비교하기 위해 같은 회사 제품을 골랐다. CJ는 국산 참깨 제품이 없다. 유기농제품은 SSG 푸드마켓의 ‘유기참기름’을 골랐다. 이 제품은 신세계 푸드마켓에서 가장 비싼 참기름이었다. 용량은 가격 비교를 위해 300㎖ 전후로 했다.

◇평가 과정=참기름 평가에는 서울 시내 특급호텔 중 유일한 한식 뷔페인 세종호텔 ‘엘리제’의 세프들이 나섰다. 지난 21일 서울 중구 퇴계로 세종호텔 ‘엘리제’에서 장석환 주방장과 박경애·박종혁·윤주범·한동훈 셰프는 투명한 유리컵에 따른 참기름 4컵씩을 각각 받고, 평가에 들어갔다. 셰프들은 와인 시음을 할 때처럼 투명한 컵에 든 참기름의 향을 맡고 침전물은 없는지, 선명한 황금색을 띠고 있는지 등을 확인했다. 냉수로 입을 헹궈가면서 4가지 참기름을 각각 맛보기도 했다. 향, 투명도, 빛깔, 맛 4가지를 채점한 뒤 1차 종합평가를 했다. 원료를 공개하고 2차 종합평가를 했고, 가격을 공개한 뒤 최종평가를 했다. 모든 평가는 상대평가로 진행됐다. 제일 좋은 제품이 4점, 상대적으로 제일 좋지 않은 제품이 1점을 받았다.

◇평가 결과=국산 유기농 참깨를 전통적 방법을 사용해 한번만 짰다는 유기참기름은 향, 투명도, 빛깔에서 중국산 참깨로 만든 참기름보다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가격을 공개하자 셰프들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재료가 공개된 뒤 유기참기름에 최고점을 주었다 가격을 알고 난 다음 최종평가에서 최저점으로 바꾼 한동훈 셰프는 “유기농이 좋지만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말했다. 10㎖당 가격이 중국산 참깨 참기름은 217∼222원인 데 비해 유기참기름은 2300원으로 10배 이상 비싸다. 중국산 참깨로 만든 고소한참기름은 ‘탄맛이 난다’는 지적과 함께 맛에선 최저점을 받았지만 다른 항목에선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역시 중국산 참깨 제품인 백설 진한참기름은 향, 투명도. 빛깔 등에서 최저점을 받았다. 같은 회사에서 출시한 중국산 참깨와 국산 참깨 제품은 전 평가항목에서 국산 참깨 제품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산참기름도 중국산 참깨 제품의 5배 정도 비싸다. 박종혁 셰프는 “국산참깨로 짠 참기름이 조금 비싸긴 하지만 향 투명도 빛깔 맛이 뛰어나 그만한 값어치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 조언= 장 주방장은 “참기름은 원재료도 중요하지만 볶는 온도와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많이 볶으면 탄내나 쩐내가 나고, 덜 볶으면 고소한 향과 맛이 감해진다는 것. 장 주방장은 “좋은 참기름은 진하고 고소한 향이 풍부해야 하며, 밝은 갈색의 황금빛을 띠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참기름의 경우 작은 용량을 사서 비교해본 다음 좋은 브랜드를 정해 놓고 쓰면 좋다고 권고했다.

박경애 셰프는 “참기름은 오래되면 산화되서 좋지 않으므로 요리를 자주 하지 않는다면 적은 용량을 구입해 냉장고에 넣어 두고 쓰라”고 당부했다. 특히 용기는 유리병이나 캔에 든 것을 추천했다. 페트병에 든 것은 쩐내가 날 가능성이 높단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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