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르포] 경주 방폐장 시연회… 30m 높이 방폐물 쌓는데 국제기준보다 세밀한 오차 기사의 사진
경북 경주시 양북면에 위치한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방폐장)이 시험가동되는 모습이 지난 19일 언론에 첫 공개됐다. 크레인(그리퍼)이 콘크리트로 마감 처리된 폐기물을 들어 올리는 과정을 직원들이 살펴보고 있다.경주=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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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폐물 27단(높이 30m)에서 오차는 국제기준 1㎝도 용납 못한다.”

경북 경주시 양북면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방폐장) 인수처분장에서 처음 언론공개 시연회가 시작된 지난 19일 현장 직원들의 표정은 단호했다. 인수저장건물에 들어서니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방사능 수치 전광판. 인수시설의 방사능 수치는 시간당 1.255μ㏜(마이크로시버트), 시설 주변(양북초)은 0.097μ㏜를 표시하고 있었다. 흉부 X선을 한 번 찍을 때 노출되는 방사선량(100㎲v가량)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0월 이 시설을 찾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담당 국장은 “고준위 사용후 핵연료를 보관해도 괜찮은 수준의 안전성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저장건물 앞에선 200ℓ 드럼 16개가 실린 푸른색 트럭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 드럼들은 이곳에 오기 전 두 번의 전수조사를 받고, 여기서 또다시 최종 11개 항목에 대한 안전성 검사가 진행된다. 검사를 마친 드럼들은 다시 트럭으로 옮겨졌다. 드럼을 실은 트럭이 지하 80m에 위치한 경사각 10도, 길이 1.4㎞ 터널을 지나 진입로에 다다르자 요란한 경보음이 울렸다. 휴대전화 전파는 터지지 않았고 기압 차로 귀는 먹먹해졌다. 셔터가 올라가자 방호복과 덧신, 헬멧을 착용한 직원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직원 두 명이 트럭 곳곳에 방사선량측정기를 대보기 시작했다.

‘합격’ 판정 신호와 함께 트럭 앞쪽 셔터가 열렸고, 트럭이 ‘사일로(Silo)’라고 불리는 높이 50m, 직경 23.6m의 원통형 저장고에 폐기물을 쌓기 위해 ‘5번 사일로’에 멈춰 섰다. 트럭의 속도는 늘 시속 20㎞를 넘어선 안 된다. 트럭이 정지하자 일종의 크레인인 ‘그리퍼(gripper)’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지상에 위치한 방사성폐기물창고에서는 폐기물을 바르게 쌓는 ‘정치(正峙) 조정’이 진행됐다. 컴퓨터로 세밀하게 계산한 뒤 작업하는 일이지만 고도의 정밀함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20, 30대 젊은 직원들이 담당하고 있었다. 지하에는 통신시설이 제대로 터지지 않는 탓에 조정을 담당하는 구역은 지상에 위치했다.

이들은 마치 ‘인형 뽑기’ 게임기처럼 생긴 ‘조이스틱’으로 사일로에 들어갈 폐기물 위치를 조정했다. 세밀한 조정을 연습해온 탓에 오차는 국제기준보다 더 엄격하게 지켜진다고 했다. 실제로 방폐물을 27단(높이 30m)으로 쌓는 시연에서 맨 아래 방폐물과 맨 윗부분 방폐물의 직선거리 오차가 국제기준은 1㎝이지만, 이곳에서는 단 7㎜에 불과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정성태 환경관리센터장은 “본격 가동을 앞두고 오차를 줄이기 위해 미리 실전처럼 연습을 해 왔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실천협의회 김현철 사무총장은 “주민들이 압도적 지지를 보내 완공된 만큼 이제는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정부와 주민, 시민단체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안전성을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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