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롯데문화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문화재단 설립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27일 “사회 환원 차원에서 롯데문화재단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문화재단은 신축되는 롯데콘서트홀 등을 통해 클래식 지원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문화재단 설립을 위해 각 계열사에 기금 출연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단은 롯데콘서트홀을 중심으로 신진 연주자 발굴 등 클래식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송파구 잠실 제2롯데월드 내에 들어서는 롯데콘서트홀은 2018석 규모로 오는 9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가 적자를 감수하고 클래식 지원을 위한 문화재단 설립에 나선 것을 두고 업계에선 의외라는 반응이다. 그동안 롯데는 계열사인 롯데백화점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미술 관련 사업을 해왔지만 투자엔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동종업계인 신세계가 수백억 원짜리 초고가 작품을 구매하면서 투자에 적극적인 것과 비교되면서 롯데는 ‘짠물 투자’라는 소리를 들었다.

클래식 사업은 돈은 돈대로 들고 수익은 제대로 낼 수 없는 그야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통한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기업 문화재단 18개 중 LG연암문화재단,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대원문화재단 정도가 클래식 음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삼성문화재단도 호암아트홀이 종편채널 공개홀로 바뀐 뒤 클래식 지원을 축소했다. 미술사업에 집중하면서 악기은행과 국악동요 사업을 지원하는 정도다.

공연계 관계자는 “클래식은 사실상 돈을 벌 수 없는 구조다. 공익을 목적으로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들로서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그나마 운영이 잘 된다는 LG문화재단도 지난해 인건비와 임대료를 포함해 100억원 가량을 사업비로 썼지만 벌어들인 건 그 절반에 불과했다.

롯데의 문화재단 설립과 관련해 반응은 엇갈린다. 금호문화재단 관계자는 “기업들이 그동안 미술에 비해 클래식에 많은 관심을 주지 않았다”며 “롯데가 클래식 시장을 키우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롯데가 제2롯데월드의 안전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문화마케팅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공연계 관계자는 “롯데는 지난해 제2롯데월드 쇼핑몰 개장과 맞춰 석촌호수에 러버덕을 띄워 재미를 봤다”면서 “지난해 12월 롯데콘서트홀 공사 현장 사고 등 안전 문제로 뒤숭숭한 롯데가 문화재단으로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고 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