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이승한] 하나님의 때 기사의 사진
유대민족의 포로 귀환은 주전 537년에 이뤄졌다. 예루살렘이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에게 점령당한 지 70년 만이다. 1차 포로 귀환 이후 예루살렘 성전 건축이 시작된 536년을 기준으로 하면 주전 605년 1차 바벨론 유수로부터 70년 만에 귀환이 이뤄진 것이다.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진 뒤 남유다 왕 시드기야를 비롯해 제사장 백성들은 눈물을 흘리며 바벨론으로 끌려갔다. 그들은 우상숭배로 인한 나라의 멸망, 그리고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슬픔과 절망감에 고통스러워했다. 포로로 끌려간 유대민족은 하루 일과가 끝나는 시간이면 바벨론의 그발 강가에 나와 예루살렘을 향해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아름다운 도성 예루살렘, 매일 아침이면 빵 굽는 향기가 진동하고 감람산의 올리브기름과 건포도, 싱싱한 야채로 식사하던 자유가 그리웠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성전에서 예배를 드리는 신앙의 자유가 간절했다. 그들은 고향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여호와 하나님의 신앙을 회복하게 해 달라고 통회자복했다.

70년 만의 유대인 포로 귀환

모든 것에는 하나님의 때가 있는 법이다. 페르시아의 고레스가 바벨론을 무너뜨린 뒤 유대민족의 귀환과 성전 건축을 허락한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예레미야 선지자를 통해 포로생활은 70년이 될 것이라고 예언한 것을 정확하게 당신의 시간에 성취하셨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을 맞는 해다. 35년간의 일본 제국주의 압제에서 풀려나 온 민족이 해방의 감격을 누린 지 70년이나 됐다. 하지만 광복의 기쁨도 잠시 1945년 12월 한반도는 남북한으로 분단되고 말았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70년 동안 남북한은 진정한 광복을 이루지 못하고 적대국가로 살아오고 있다.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오명을 벗고 다음세대에 통일된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물려주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들이 북한 김일성 일가의 세습 공산체제와 국내외 정치역학 속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광복 70주년을 맞는 올해에는 남북관계의 새로운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국민적 여망이 어느 때보다 높다.

한국교회 입장에서도 올해는 더욱 뜻 깊은 해다. 광복의 기쁨을 누구보다 감격적으로 맞았던 계층이 기독교계였다. 기독교는 130년 전 이 땅에 복음을 전해주고 교육과 의료봉사로 민족 근대화의 기초를 놓았다. 독립운동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그 노력의 직접적인 결과는 아니지만 광복의 기쁨을 가슴깊이 새기며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그리고 곧 이어진 분단의 아픈 현실을 극복하고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지난 70년 동안 눈물로 기도했다.

교회 하나 돼 통일 문 열어야

지금 한국교회는 70년이라는 숫자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고레스의 칙령을 통해 무너진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라는 하나님의 은총이 한국의 분단 상황에 적용되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그래서 각 교단 단체마다 광복 70주년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마음으로는 원이로되 교회가 먼저 해야 할 일들을 하지 않고는 하나님의 은총을 기대하기 어렵다. 유대민족이 70년 동안 우상숭배의 죄악을 회개하고 하나님의 때를 기다렸듯 한국교회는 하나 되지 못하고 수백 개의 교파로 분열된 죄를 철저히 회개해야 한다. 쪼개진 교단과 교파의 벽돌을 쌓아 하나된 교회로 만들면 평화통일의 때가 이르지 않겠는가.

이승한 종교국장 s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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