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  “인근 여성 암 발병 2.5배” vs “방사선량 한도 안 넘는다”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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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소 지역 주민의 갑상샘암 발병과 원전 간 직접적 연관성이 정확히 밝혀진 연구는 아직 없다. 질병 발생에 대해 원전 측이 일부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도 전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다. 선례가 없기에 공방은 더욱 치열했다.

2012년 갑상샘암 판정을 받고 환경운동 단체의 도움을 받아 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로 소송을 낸 부산 고리원전 주민 박금선(50·여)씨는 2년3개월간 네 차례 공판 끝에 일부 승소했다. 재판을 맡았던 부산지법 동부지원 민사2부는 2억원을 청구했던 박씨에 대해 한수원이 1500만원을 배상하라는 결론을 내렸다.

◇같은 연구, 다른 해석=법원이 한수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였다. ①서울대 의학연구소가 2011년 발표한 ‘원전 종사자 및 주변 지역 주민 역학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원전 5㎞ 이내에 거주 중인 여성의 갑상샘암 발병률이 30㎞ 이상 떨어진 지역에 사는 여성의 2.5배에 달했다. ②동남권원자력의학원의 검진 결과 기장군민 3031명 중 갑상샘암 진단을 받은 주민은 41명(1.35%)으로 서울 A병원(1.06%)이나 B병원(1.04%)의 전체 암 검진율보다 높았다. ③재판부로부터 감정 요청을 받은 대한직업환경의학회가 “갑상샘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은 방사선 노출이다. 원전 주변 지역에서의 방사선 노출이 갑상샘암 증가의 원인일 수 있다”고 회신했다. 박씨 변호를 맡았던 변영철 변호사는 “평소 건강했던 박씨에게 원전 이외의 다른 발병 요인이 보이지 않는 것도 증거”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즉각 항소했다. 원전 주변의 방사선량이 인체에 영향을 줄 만큼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1990년 이후 고리원전 주변 방사선량을 보면 0.005m㏜(밀리시버트) 안팎 수준으로 법적 연간 방사선량한도(1m㏜)에 크게 못 미친다. 재판부가 인용한 서울대 의학연구소의 연구도 한수원의 반론 근거가 됐다. 한수원 측은 서울대 의학연구소가 보고서에서 밝힌 ‘한계점’을 주목했다. 이 보고서는 ①갑상샘암 발병률이 원전 주변의 거주기간과 비례하지 않고 ②남성을 제외한 여성에게만 높은 발병률이 나타나고 있어 일반화가 어려우며 ③원전 주변 지역과 원전으로부터 떨어진 원거리 지역의 방사선량에 큰 차이가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원전 건설에 따른 정부 지원으로 원전 주변 주민은 갑상샘암 검진 횟수가 많다는 점이 잦은 발병의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수원 조현순 법무실장은 “원전 주변 주민은 타 지역에 비해 갑상샘암 검진 횟수가 높다”며 “더 많이 발병됐다기보다 (자주 검사받으니) 더 많이 발견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지는 집단 소송, 실체 밝혀질까=박씨 승소의 여파는 컸다. 지난해 12월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 등 8개 시민단체는 고리원전을 비롯해 월성·영광·울진 원전 등 4개 원전 주변 반경 10㎞ 내에서 5년 이상 거주한 갑상샘암 환자 301명을 모아 추가 소송을 냈다. 지난 31일까지 모집한 추가 인원으로 2차 집단 소송도 제기할 방침이다. 박씨 측도 1심 재판부가 인정한 피해 배상액(1500만원)이 너무 적다는 이유로 항소한 상태다.

소송이 확산되면서 한수원과 정부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수원 측은 1일 “증거 면에서 질 수 없는 재판을 졌다”며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방사선 외의 요인과 갑상샘암의 관계를 철저히 밝혀내 앞으로의 재판에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민영 박세환 기자 mymin@kmib.co.kr

도움 주신 분들(가나다 순)
변영철 법무법인 민심 변호사
정운관 조선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정재준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
조현순 한국수력원자력 법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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