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윤석헌] 4대 개혁은 금융개혁부터 기사의 사진
3년차에 접어든 박근혜정부가 공공, 교육, 금융, 노동을 4대 개혁 과제로 제시했다. 그동안 추진해온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미흡한 터에 구조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더 이상 물러설 자리가 없다는 위기감 속에서 한국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구조개혁 과제들을 들고 나온 것이다.

그런데 과제들이 하나같이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하나 둘도 아니고 넷씩이나 되는 과제들을 과연 잘 풀어갈 수 있을까. 엎친 데 덮친다고 연말정산 파동과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안 백지화 등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고, 경제 역시 아직은 봄날을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경제가 이런 과제들을 극복하고 일어서야 한다는 데 토를 달기는 어렵고, 따라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선택과 집중 그리고 추진 로드맵 등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네 가지 개혁과제 중 필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금융이다. 여타 과제들과는 다른 측면을 지니고 그로 인해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첫째, 개혁의 대상이 다르다. 공공, 교육, 노사 부문은 개혁의 대상이 각각 공공조직과 경영자, 학생과 학부모, 노동자와 기업가 등이다. 그러나 금융은 개혁 대상이 금융 당국 자신이다. 물론 이는 금융 개혁의 핵심을 관치금융 척결과 낙하산 인사 금지 등으로 이해하는 경우인데, 만약 그렇다면 확고한 개혁 의지만으로 절반의 성공은 보장할 수 있을 법하다. 둘째, 여타 부문 개혁이 인적·물적 자원의 재배분에 관한 것이고 따라서 개혁 대상자들 간 이해 상충이 불가피한 반면 금융 개혁은 정부와 정치권 개혁을 통해 금융산업과 금융시장에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이해 조정이 상대적으로 용이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금융 개혁은 금융의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금년 업무계획에서 금융위는 IT·금융 융합지원 방안 마련, 사모펀드 규제 완화 및 중소·벤처에 대한 투자 및 회수기회 확대 등을 금융 혁신의 주요 내용으로 제시했다. 물론 금융 부문 신뢰 제고에 대한 언급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이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기 위해서는 금융 당국의 신뢰 회복이 우선되고 또 강조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현 시점에서 금융의 잃어버린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해 보인다. 첫째는 대통령이 금융권의 낙하산 인사 금지를 선언하는 것이다. 금융권 낙하산 인사는 세월호 사건 이후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관피아’의 금융판이며 그 부정적 효과가 한국 금융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어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둘째는 관치금융 폐지를 제도화하는 것이다. 아직도 관치금융 타령이냐고 할 수 있겠으나 관치금융은 변화·발전하는 것으로 쉽게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정부의 녹색금융과 이번 정부의 기술금융 및 핀테크 등도 실은 정부가 금융회사의 경영에 간여하는 새로운 관치금융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관치금융은 제도적 해결이 필요한데, 금융의 산업정책 기능과 감독 기능을 분리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으로 판단된다. 셋째는 금융감독 체계 개편이다. 이 문제는 1999년 통합 감독기구 출범 이후 금융위기 발생 때마다 논의된 과제이며, 박근혜정부 들어서도 사건·사고가 이어지면서 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해 많은 논의가 이어졌다. 따라서 충분한 논의가 된 것으로 판단되며 이제 선택만이 남아 있다.

금융 개혁의 성공적 추진은 여타 부문 개혁을 선도할 뿐 아니라 필요한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한국판 금융 빅뱅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것이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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