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만 정규직을 말하다] 소득과 지출 간극은 점점 더 벌어지고… 근로자 상당수 빚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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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근로자, 즉 월급쟁이에 대한 처우는 늘 논란의 대상이다. 기업은 지금도 인건비 부담이 크다며 임금 인상에 보수적인 반면, 노동자는 지금의 임금도 부족하고 더 많은 보상을 원하기 때문이다. 노동서비스를 제공하는 측과 보상하는 측 사이의 인식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중요한 건 ‘적정 임금 수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다.

문제는 부문별, 규모별, 고용 형태별 임금격차가 심한 한국사회에서 이 접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 사회가 집세, 사교육비 등 지출과 생활수준은 빠르게 높아졌지만 경제 성장의 정체로 임금 수준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지출과 소득 간 간극은 더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이 둘 네 식구 한 달 500만원 드는데 월급은 300만원=최근 한국노총이 산출한 2015년 기준 월별 표준 생계비를 보면 초등학생 자녀 2명을 둔 4인 가구의 한 달 생활비는 527만859원에 달했다.

한국노총의 생계비 조사는 4년마다 실시하는 조합원에 대한 실태조사를 토대로 모형을 만들고 통계청의 물가지수를 반영해 이뤄진다. 500만원이 넘는 생활비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주거비와 의료, 교육비 등이었다. 가구 구성원별로는 1인 가구의 경우 189만441원, 2인 가구는 327만1240원, 3인 가구는 424만9780원 등이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임금은 이 같은 생활비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상용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315만297원이었다. 임시·일용직을 제외하고 한 달을 정기적으로 일하는 근로자들의 월급도 4인 가구가 한 달에 필요로 하는 금액에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임금근로자 상당수가 빚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이자비용까지 부담하면서 삶의 질은 더욱 하락할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우리나라 근로자의 임금이 현실적 요구에 비해 부족하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노동가치 제대로 못 받는 한국 근로자=반대 논리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에 비해 임금 수준이 많이 높아져 기업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는 것이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가별 연평균 임금 수준을 보면 구매력평가(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제 구매력을 판단한 수치) 기준 한국의 임금 수준은 3만6354달러로 관련 통계가 있는 30개 국가 중 17위 수준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4일 “한국이 OECD에 가입한 시기 등을 감안할 때 중간 정도면 낮다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노동가치가 제대로 평가되느냐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가장 장시간 근로하는 국가다. 기업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얻어낸 성과에 비해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이득은 너무 작다는 반론도 많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소득분배율은 32개 국가 중 24위에 그친다. 거의 꼴찌나 다름없는 것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 교수는 “노동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것은 소득 분배가 잘 안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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