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다가오면서 수입산 쇠고기, 조기, 배 등이 국내산으로 둔갑하거나 수입 신고를 거치지 않는 등의 농축산물 불법 유통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행정기관은 단속에 나서지만 제수용품 수요가 증가하다보니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농산물품질관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원산지 표시 위반 적발 업소 4290개 중 상당수가 명절에 집중됐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 약간의 벌금을 내는 데 그쳤다.

원산지표시제는 수입품의 국산 둔갑 방지와 소비자의 알권리에 부응한다. 수입 농산물의 관세 문턱이 낮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농업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이기도 하다. 수입품을 국산으로 속여 팔아 국민 건강을 해치는 일은 범죄행위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솜방망이 처벌로 농산물 원산지 위반이 근절되기는 어렵다. 다가오는 설을 맞아 원산지표시 제도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행정기관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감시요원이 되어 부정 유통 신고를 생활화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한다.

이재학(농협 구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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