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컨슈머리포트-만두] ‘향미증진제’ 등 표현은 달라도 대부분 조미료 첨가 기사의 사진
딤섬 전문점 ‘딘타이펑’ 셰프들이 지난 6일 만두 4종류의 질감과 맛 등을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 문정란 김문성 조용진 손영범 홍승헌 셰프. 이병주 기자
할머니는 밀대로 밀가루 반죽을 밀고, 손자는 밥공기를 꾹꾹 눌러 동그랗게 떠내고, 엄마는 아이가 건네주는 피에 소를 담아 만두를 빚고…. 만두가 한 쟁반쯤 만들어지면 쪄서 바로 ‘만두 파티’. 잘 익은 김장김치와 다진 돼지고기, 두부, 숙주나물, 당면 등 식구들 입맛에 맞는 재료를 넣고 우주선, 배 등 온갖 모양으로 빚은 만두들. 보기만 해도 침이 ‘꼴깍’ 넘어간다. 하지만 엄청 손이 많이 간다. 우리 집만의 맛을 위해 소는 직접 만들고 피만 사와 빚기도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일이어서 요즘은 대부분 사다 먹는다. 국민 컨슈머리포트 설 먹을거리 점검 세 번째는 만두다.

◇대기업들 만두시장에서 맛 겨루기=시중에 판매되는 만두들은 모양새도 다양하고 찜, 탕, 구이용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농협유통 하나로마트에선 무려 47가지의 만두를 팔고 있다. 이마트에서 파는 만두도 37가지나 된다.

지난해 기준 3000억원에 달하는 시판 만두 시장에는 대기업들이 진출해 맛 겨루기를 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지난해 만두시장 점유율은 CJ제일제당 25.7%, 해태제과 20.8%, 동원F&B 14.4%, 풀무원 14.2%, 오뚜기 8.6% 등 순이다. 국민 컨슈머리포트에선 상위 4개 제품을 평가하기로 했다.

각 사의 마케팅팀에 쪄서 먹기 알맞은 만두를 추천받았다. 떡국에 만두를 넣지 않는 가정도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왕만두’(이하 100g당 866원) , 해태는 고향만두 ‘순% 소담만두’(816원), 동원F&B는 ‘개성왕만두’(887원), 풀무원은 ‘평양왕만두’(665원)를 각각 추천해왔다(가격은 4일 롯데마트 기준).

◇만두 전문 셰프들이 평가=한 입 크기의 중국만두 ‘딤섬’을 판매하고 있는 ‘딘타이펑’의 셰프 5명이 평가를 맡았다. 딘타이펑은 11개국 106개 매장에서 딤섬을 판매하고 있는 만두 전문점이다.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딘타이펑 강남점에서 지난 6일 손영범 조용진 홍승헌 문정란 김문성 셰프가 자리를 함께 했다. 공정한 평가를 위해 만두는 일반 비닐 팩에 옮겨 담아 갔다. 주방에서 쪄 내온 만두의 모양새, 피의 식감과 맛, 소의 식감과 맛, 피와 소의 어우러짐 6가지를 평가한 다음 1차 총평가를 했다. 성분을 공개한 다음 2차 총평가, 가격을 알려 준 다음 최종 평가를 했다. 모든 평가는 제일 좋은 제품에는 4점, 상대적으로 제일 떨어지는 제품에는 1점을 주는 상대평가로 진행됐다.

◇대부분 조미료 들어 있어=평가자로 나선 셰프들은 만두보다 물을 더 많이 마시는 듯했다. 앞의 제품과 뒤의 제품 맛이 섞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1차 총평가가 끝난 뒤 성분을 공개하자 셰프들의 표정은 살짝 어두워졌다. 손 셰프는 “L-글루타민산나트륨, 향미증진제 등 표현은 다르지만 대부분 조미료가 들어 있다”고 지적했다.

‘맛이 자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개성왕만두는 피의 식감과 맛에선 최고점을 받았으나 소의 맛과 원료 공개 후 종합평가에선 최저점을 받았다. 원재료 표시에 L-글루타민산나트륨(향미증진제)이 들어 있었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 비비고 왕만두는 ‘피가 푸석하다’는 지적과 함께 피의 맛에서 최저점을 받았으나 소의 식감 부문에선 제일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제품은 2·3차 총 평가에서도 최고점을 받았다.

‘씹히는 맛이 좋다’고 호평을 받은 평양왕만두는 모양새, 소의 맛, 피와 소의 어우러짐에서 1등을 차지했다. 1차 평가에서도 최고점을 받았으나 2·3차 총평가에선 2위로 밀렸다. 모양새와 소의 식감에서 최저점을 받은 순% 소담만두는 ‘피가 질기고 빠르게 말라 먹기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3차 평가에서도 점수가 제일 낮았던 이 제품에 대해 셰프들은 쪄서 먹기보다는 군만두용으로 적합하다고 입을 모았다. 가격은 순위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았다.

◇만두 찔 때는 젖은 면포 깔도록=집에서 직접 빚은 만두는 물론 슈퍼에서 사온 만두도 자칫 잘못 찌면 터지기 일쑤다. 만두를 맛있게 찌는 비법을 셰프들에게 물어 봤다 조 셰프는 “찜 전용 냄비를 사용하고, 적신 면포를 깐 다음 만두를 쪄내야 만두를 다 먹을 때까지 촉촉함이 유지된다”고 일러 주었다.

최근 주부들에게 사랑받는 실리콘 찜망을 사용하면 어떠냐고 묻자 셰프들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문 셰프는 “실리콘 찜망을 깔고 만두를 쪄내면 만두피의 수분이 날아가 퍽퍽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셰프들은 식당에선 위생 문제 때문에 할 수 없이 실리콘망을 쓰지만 일반 가정에선 깨끗이 세탁한 면포를 사용하라고 권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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