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교정상화 50년]  韓 TPP 가입 땐 韓·日 경제 새 전기 기사의 사진
경제적 측면에서 우리에게 일본은 협력보다는 맞서거나 피해야 할 대상으로 지목돼 왔다. 그러나 대일 무역적자는 점차 감소 추세이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통상 부문에서 협력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양국이 서로의 강점을 결합해 제삼국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는 윈-윈(win-win)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한·일, 하나의 경제권역에 속할 가능성=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TPP는 세계 최대의 메가-자유무역협정(FTA)이다. 미국 일본 멕시코 캐나다 호주 말레이시아 등 태평양 연안 12개국 참여가 확정된 상태고 핵심 축인 미·일이 다음달 중 실질적 타결을 이루기 위한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TPP 12개국이 경제적으로 하나의 국가와 같이 통합돼 해당 기업들이 역내 교역에 주력하면 우리 기업의 설자리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당초 미온적이던 한국은 올 들어 TPP 참여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TPP 참여를 두고 세계시장에서 치열한 경합관계인 한·일 간에는 미묘한 입장차가 존재한다. 한국은 미국이 요구하는 농축산물 추가 개방 등 뒤늦게 합류하는 데 따른 ‘입장료’를 내더라도 TPP에 합류하려는 반면, 일본은 경쟁국인 한국의 합류를 환영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G2(주요 2개국)인 중국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라도 미국이 한국을 TPP에 가입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경우 한·일 경제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FTA 권역에 처음으로 함께 진입하게 되면서 지지부진했던 한·일 FTA 협상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12일 “미·일 간의 TPP 협상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참여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TPP는 우리 경제에 한·미 FTA보다 큰 경제적 파장과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개발 협력 강화 필요=요르단 암만에 세워진 한국전력 요르단 법인 발전소는 세계 최대의 디젤 발전소다. 한전은 이 사업을 통해 국내 전력사업의 2∼3배에 이르는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 사업은 한전의 기술력이 바탕이 됐지만 건설 자금의 75%는 일본 국제협력은행(JBIC)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으로 차입했다. 이 발전소처럼 두 나라의 장점을 결합한 양국의 해외 공동 진출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기술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고 일본은 자금 동원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실제 일본의 JBIC와 일본무역보험은 세계 1위의 PF 실적을 기록 중이다. 해외 인프라 플랜트사업은 규모가 초대형화되는 추세에서 한 나라의 기업과 금융기관만으로는 필요한 자금을 조성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어 양국의 협력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해외 플랜트 사업뿐 아니라 콘텐츠, 헬스케어 등 서비스 분야에서도 한·일 양국의 제삼국 공동 진출이 늘어나는 게 두 나라가 모두 사는 법”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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