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이지현] 용기의 심리학 기사의 사진
최근 ‘용기의 심리학’이 한국사회를 조용히 흔들고 있다. 지난해부터 ‘미움 받을 용기’ ‘버텨내는 용기’ ‘인생에 지지 않을 용기’ ‘상처받을 용기’ 등 알프레드 아들러(1870∼1937) 관련 서적들이 10여종 출간되며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있다.

‘용기의 심리학자’로 불리는 아들러는 지그문트 프로이트, 칼 구스타프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불린다. 그러나 후세에 남긴 저서가 적은 탓에 대중에게는 낯선 이름이다. 대중에게 존재감이 적은 아들러가 100년의 세월을 넘어 현재의 한국 독자들에게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우리 주변엔 극심한 경쟁사회에서 타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느라 지친 사람들, 다른 사람의 기대나 비난에 상처받은 사람들, 변하고 싶은데 과거의 상처에 사로잡혀 움츠리고 있는 사람들이 어느 때보다 많다. 아들러의 심리학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한국사회에 울림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움 받을 용기도 필요해

인간의 고민은 대부분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어떤 종류의 고민이든 반드시 타인과의 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아들러는 책들을 통해 행복해지기 위해서 인간관계에서 자유로워지라고 충고한다.

“당신이 뭔가를 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환경을 핑계 삼아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다. 환경은 결코 원인이 될 수 없다.” “행복해지려면 미움 받을 용기도 있어야 한다. 그런 용기가 생겼을 때 인간관계는 한순간에 달라진다.” “남에게 잘 보이려 하지 않을 때 우리는 편안해진다.”

그가 말하는 용기는 자신의 편리를 위해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하면서 남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 내면의 나를 끄집어 내 자신을 더욱 성장시키는 것이 용기란 것이다.

트라우마에 발목 잡히지 않기

사실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다. 사람들은 ‘가난해서, 학력이 낮아서, 외모 때문에 난 이렇게밖에 살 수 없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트라우마가 현재의 불행을 일으킨다고 생각한다. 아들러는 정반대의 주장을 한다. 그것 때문에 변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바꿀 수 있는 용기가 없어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엄청난 재해를 당했다거나 어린 시절에 학대를 받았다면 그런 일이 인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일이 인생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은 스스로 살아갈 용기를 갖는다면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존재다. 즉 트라우마가 운명을 결정하지 않고, 그 한계에 머물며 빠져나오지 못하는 용기 없는 태도가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다.

만일 지금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지금 눈앞에 제일 먼저 보이는 문의 손잡이를 잡고 열어야 한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고난을 당할 때마다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고통이 있는 곳에 함께하신 하나님”이다. 그리하여 주님이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은 고난 중에서도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는 것이다.

이 사실을 믿을 때에야 우리는 희망을 볼 수 있다. 믿음을 가진다는 것은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참모습이며 진정한 용기이다.

이지현 종교기획부장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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