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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나무 친해지기] (8) 늘푸른 기생식물 겨우살이

[풀·꽃·나무 친해지기] (8) 늘푸른 기생식물 겨우살이 기사의 사진
겨우살이. 필자 제공
겨우살이는 낙엽이 모두 떨어진 겨울 산 깊은 숲의 마른 나뭇가지 위에 엉켜 자라 녹황색 까치집처럼 보인다. 겨울에만 잎이 달리는 나무로 착각하기 쉽다. 상록성 식물이라서 얹혀사는 나무의 잎이 있을 때는 구별하기 어렵고 숙주 나무의 잎이 다 지고 가지가 드러날 때만 온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겨우살이는 마주나는 가죽질의 두꺼운 잎으로 스스로 광합성을 하고 모자라는 일부를 숙주에게서 얻는 반기생식물이다. 그러나 아무 나무에나 기생하지는 않는다. 신갈나무 등 참나무 종류에 가장 흔하게 얹혀사는데 팽나무, 자작나무에도 산다.

겨우살이는 녹황색인 줄기가 새끼손가락만큼 자라면 마디를 만들고 새 가지가 Y자 모양으로 뻗는데 이렇게 서너 번 되풀이하면 전체가 까치집처럼 둥근 모양이 된다. 잎도 마주난다.

겨우살이는 어떻게 높은 가지에 뿌리를 내리고 살 수 있게 되었을까? 이 나무는 새를 통해 번식한다. 숙주의 잎이 무성한 여름에는 햇볕을 제대로 받지 못해 자라지 않고 있다가 가을이 되어 나뭇잎이 떨어지면 그때서야 꽃을 피우고 겨울에 구슬처럼 생긴 연노랑 열매를 주렁주렁 맺는다. 이 열매는 먹이를 구하기 어려운 새들의 좋은 먹이가 된다. 그런데 이 열매는 종자를 싸고 있는 과육이 끈적끈적한 점액질로 되어 있어 새들 부리 주변에도 잘 달라붙는다. 새들이 이것을 나뭇가지나 껍질에 비벼 닦으면 종자는 나무에 들러붙게 되고 이것이 봄볕을 받으면 싹이 튼다.

또 겨우살이의 뿌리는 숙주의 영양분이 이동하는 통로를 따라 길게 뻗는 뿌리와 숙주의 줄기 속을 뚫고 들어가 몸을 고정하는 쐐기형 뿌리 두 종류가 있어 마치 숙주의 가지인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매서운 겨울바람에도 부러지지 않는다. 겨우살이는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전국 어디나 분포하는데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법 채취가 기승을 부려 점점 보기 힘든 식물이 되어가고 있다.

최영선(자연환경조사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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