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가 고갈된다’는 위기론의 시작은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4년 미국 광산국은 “10년 내 미국 석유 매장량이 바닥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25년 뒤 미국 내무부는 “앞으로 13년간 사용할 석유만 남았다”고 발표했다. 1970년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은 “다음 10년이 끝나갈 때쯤 우리는 전 세계의 확인된 석유 매장량을 모두 소비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석유 에너지는 세기가 바뀌어도 고갈되지 않았다. 미국 에너지정보관리청(EIA)은 지난 12일 2014년 기준 세계 석유 확인 매장량을 1조6459억 배럴로 집계했다. 1970년 5500억 배럴, 1980년 6000억 배럴을 돌파한 뒤 1990년 1조 배럴을 넘어섰고,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석유가 조만간 바닥을 드러낸다는 위기론은 실체가 없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석유 자원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여기에 석유 소비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들을 감안해 새로운 에너지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셰일가스라는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도 석유 퇴진론에 힘을 싣고 있다. 확인된 셰일가스 매장량만 1500억t으로 전 세계가 6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가격은 석유의 10% 수준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5년 가스가 석탄을 제치고 석유에 이어 2위의 에너지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환경단체와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석유에 탄소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도 강해지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석유가 고갈될 것을 우려하기보다 석유가 향후 경제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많이 잃을 것으로 보고 그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산유국들은 ‘포스트 석유’ 시대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카타르는 원유를 연간 25억 배럴 생산하는 자원 부국이다. 셰이크 하마드 알타니 국왕 등 사회 지도층은 석유 고갈에 대비해 경제 시스템 개편을 진행해 왔다. 2011년 45% 수준까지 올랐던 에너지산업 비중을 계속 떨어뜨리는 반면 2030년까지 의료, 교육, 예술, 스포츠 등을 중심으로 소프트파워를 키워나갈 계획이다.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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