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주목! 이 클리닉] ① 서울대암병원

“당일 진료·당일 검사”… 작지만 빠르고 강하다

[명의&인의를 찾아서-주목! 이 클리닉] ① 서울대암병원 기사의 사진
김태유(오른쪽) 신임 서울대암병원 원장이 항암제 주사를 맞기 위해 단기 입원 치료 중인 암 환자를 스탭들과 함께 회진하고 있다. 서울대암병원 제공
전문병원, 전문센터 전성시대다.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병원만 해도 111개에 이르고, 대학병원들은 경쟁적으로 전문센터를 설립하고 있다. 진료과를 못 찾아 병원을 헤매는 환자를 위한 안내 서비스는 물론 진료 대기 중 지루함을 덜어 주기 위해 복도에 좋은 그림을 전시하는 병원도 있다.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언제든지 믿고 찾을 수 있는 병원(의사)을 '명의&인의를 찾아서 주목! 이 클리닉'이란 제목으로 연재한다. 첫 회는 최근 혈액종양내과 김태유(54) 교수를 새 병원장으로 선임한 서울대암병원이다.

서울대암병원이 개원 4년차를 맞아 맞춤형 암 진료 시스템을 도입하고 임상연구 및 IT기술을 활용해 누구든지 편하게 믿고 선택하는 암 환자 친화 병원으로 제2의 도약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김태유 서울대암병원장은 16일 “암 정복의 길을 창조하는 연구중심병원, 암 진료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병원, 암 관련 보건의료정책을 선도하는 국가중앙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원장은 노동영(59) 초대 원장으로부터 지난 1일 바통을 넘겨받았다.

창경궁 쪽 도로변에 자리잡은 서울대암병원은 지상 6층, 지하 4층짜리 병동으로, 별관의 소아암병상까지 합쳐도 202병상 규모다. 지상 15층 지하 7층 454병상의 연세암병원, 지상 11층 지하 8층 652병상의 삼성서울암병원, 지상 13층 지하1층 712병상의 서울아산병원 암센터 등과 비교하면 몸집이 약 3분의1 수준밖에 안 된다.

하지만 서울대암병원 의료진은 진료 능력만큼은 결코 이들 병원들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서울대암병원은 독립적으로 대규모 암 병동을 운영하는 연세암병원 등과 달리 서울대병원 본원 시설을 유기적으로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상대적으로 입원실이 적은 암병원은 암 환자에게 시급한 ‘단기입원·외래진료’를 위주로 개방하고, 수술 및 장기 입원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는 본원의 시설을 이용케 하는 것이다.

궁여지책인 듯싶지만 효과는 최상이다. 김 원장은 이를 “서울대병원의 진료능력과 암 환자만을 위한 전문공간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암 치료의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는 체제”라고 자랑했다.

실제 서울대암병원은 최근 3년 동안 외래환자가 48%, 입원 환자는 83%, 수입은 107%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1년 24만8349명에 그쳤던 외래환자 수는 지난해 157만8586명에 달했다. 이에 따라 진료 수입도 2011년 약 446억원에서 지난해 약 3269억원으로 늘었다.

김 원장은 “철저한 ‘센터 중심 협진 시스템’과 선진국들과 같이 단기입원 낮 병동 체제를 정착시킨 덕분에 이룬 성과”라고 밝혔다.

서울대암병원에는 암 종류별로 16개 진료센터와 9개 통합암센터, 암정보교육센터, 종양임상시험센터 등 총 28개 센터가 있다.

이들 각 센터의 진료 프로세스는 모두 ‘당일 진료, 당일 검사’에 맞춰져 있다. 이른바 ‘스피드 암 진료’다. 전체 202병상 중 최장 3박4일간 입원하는 단기 병동에 48개, 입원할 필요가 없는 환자를 위한 항암 낮 병동에 43개, 주사치료실에 39개, 종양임상시험센터에 30개 병상이 배정돼 있다. 나머지 42병상은 소아암 환자들을 위한 별관 병동에 배치돼 있는데, 이 역시 단기입원 위주로 운영한다.

본격적인 암 치료 단계에 들어가면, 서울대암병원은 다른 병원이 감히 따라오지 못하는 임상경험과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한 암 치료 능력이 한층 빛을 발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발생빈도가 높은 간암과 위암 치료쪽에선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1996년에는 악성 및 양성간 종양을 정확하게 감별해내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 원장은 “간암 환자가 입원하지 않고 시술받은 뒤 당일 귀가하는 간동맥색전술 시술 능력은 전 세계 어떤 암센터와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며 “앞으로 근거 중심 임상진료를 더욱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상진료에 활용되지 않고, 오로지 연구만을 위한 연구는 의미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료진의 연구 성과는 어떻게든 신(新)의료기술로 등록, 암 진단 및 치료에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김 원장이 연구 중인 개인 맞춤형 유전체 검사와 암유전자 선별 피검사법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들 연구가 완성되면 암에 걸릴 위험을 미리 예측, 예방할 수 있게 되고, 피 한 방울로 대장암 등의 발병 위험을 알 수도 있게 된다.

서울대암병원이 내세우는 또 다른 강점은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항암제 임상시험 능력이다. 2011년 163건의 신약 임상시험을 수행한 데 이어 2012년 181건, 2013년 212건, 지난해 257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이는 그만큼 서울대암병원 의료진의 임상연구 능력이 세계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이때문에 서울대암병원을 찾는 환자는 임상시험에 참여해 상업화 직전 단계의 최신 항암제를 누구보다 빨리 사용해볼 수 있는 혜택을 누리게 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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