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서 있기조차 힘든 초속 10m의 칼바람에 거대한 날개가 돌고 있었다. 날개 직경만 90m에 달하고 높이는 120m다. 총 17대의 풍력발전기는 서해바다를 바라보며 전기를 생산하고 있었다.

지난 12일 수도권 인천 옹진군 영흥화력본부. 화력·풍력·태양광·소수력 4종의 발전단지가 조성돼 있다. 상용발전 용도의 복합발전 방식은 국내에서 첫 시도다. 총 사업비만 1513억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이곳의 이름은 복합발전소가 아니고 여전히 화력발전소다. 이유는 전력생산 규모를 비교해보면 명확하게 드러난다.

영흥화력본부의 모든 발전설비 용량을 합치면 5140.6㎿다. 수도권 소비전력의 25%를 공급한다. 이 중 무려 98.8%인 5080㎿가 화력발전의 설비용량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은 60.6㎿에 불과하다. 풍력 46㎿, 소수력 12.6㎿, 태양광 2㎿ 등이다.

청정·대체·미래에너지로도 불리는 신재생에너지이지만 기술 수준이 걸음마 단계인 탓에 설비용량을 대폭 늘리기 힘든 게 현실이다. 영흥화력본부 관계자는 “이곳 신재생에너지 설비는 테스트베드(시험용 설비) 성격이 강하다”며 “아직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기술이 전통적인 발전에 비해 효율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털어놨다.

풍력발전단지 뒤쪽 산에는 가로 1m, 세로 1m30㎝ 크기의 검은색 태양광 발전판(모듈)이 눈에 띄었다. 총 5457장의 모듈이 뒤덮고 있는 태양광발전단지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인삼밭을 연상케 했다. 이밖에 각종 건물 옥상, 주차장 덮개 등에 설치된 태양광 모듈 3970장도 전력을 생산했다.

그러나 발전기가 연중 가동되는 시간 비율을 따진 이용률은 화력발전이 90% 수준이다. 봄·가을 전력소비 비수기에 정비하는 기간 35일 정도를 제외하면 1년 내내 가동된다는 의미다. 풍력발전은 13.5%, 태양광은 13.1%의 평균 이용률을 기록하고 있다. 소수력이 그나마 38%로 높았다. 영흥화력의 소수력은 화력발전에서 나오는 해수를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풍력은 특정 방향으로 바람이 불어야 하고, 태양광은 일정한 시간에만 발전이 가능해 우리나라에선 이용률이 매우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화력에서 신재생에너지로 가는 출발선 위에 서 있는 영흥화력본부는 2024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2012년부터 시행된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때문이다. 이를 어길 경우 과징금을 물게 된다. 영흥화력본부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는 결국 우리 발전의 미래”라면서도 “당장 대체에너지 역할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향후 끊임없는 기술 발전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옹진=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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