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만 정규직을 말하다] 노동개혁은 공무원·공기업 ‘철밥통’부터 깨야 기사의 사진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시장 구조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철밥통’으로 꼽히는 공무원과 공공기관이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두 집단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민간 노동시장에 불어닥친 저임금화와 구조조정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다. 그러면서 정년 보장에 연차가 오를수록 능력에 큰 상관없이 임금이 오르는 경직된 연공서열 구조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정부가 이번 노동개혁 추진 과정에서 강조하고 있는 노동시장 유연화와 성과주의 임금체계로의 전환이 가장 절실한 집단인 셈이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근로 여건을 비교해보면 공공기관 정규직이야말로 정부가 말하는 ‘과보호받고 있는 대한민국 정규직’임을 알 수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4일 공공기관 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509만원으로 민간기업의 정규직(385만원)보다 124만원(32.2%) 많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차이는 공공기관 근로자들이 높은 고용안정성으로 연공 임금체계의 혜택을 더 많이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공공기관 정규직의 평균 근속연수는 14.8년으로 정규직보다 5.5년 길었다.

공공기관 정규직은 과다한 혜택을 누리고 있는 반면 비정규직 처우는 민간기업보다 열악했다. 공공기관 정규직이 100만원의 임금을 받을 때 비정규직은 40만3000원밖에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4만원을 받는 민간기업 비정규직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러면서 공공기관은 매년 정부로부터 50조원 이상을 지원받고 있다. 정부 지원금은 2012년 46조6300억원에서 2013년 51조9300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공무원연금 역시 적자 규모가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공무원연금 적자 보전 규모는 2조4854억원으로 공무원연금 지급을 위해 납세자 1인당 17만8000원을 부담한 셈이다. 적자 보전 총액은 2015년 3조289억원 등 매년 불어나 2060년엔 22조4007억원으로 추산됐다.

노동개혁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두 집단의 변혁은 필요하다. 당장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한노총은 이날 “공무원의 임금체계도 연공서열을 기본으로 하면서 기업에 대해서만 직무성과급으로 전환하라는 것은 정부의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진 교수는 “이번 개혁의 핵심은 연공서열에 의한 호봉제 철폐”라며 “공공기관부터 시작해 전체 노동시장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세종=이성규 윤성민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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