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바다에 쓰레기 안버린다더니…   하림 등 일부기업 약속 어겨 기사의 사진
지난해 한국 기업들이 인근 바다에 버린 폐기물이 약 49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폐기물 배출 가능 마지막 해인 올해에도 기업들은 25만여㎥를 바다에 버리겠다고 신청했다. 일부 기업은 더 이상 해양폐기물을 버리지 않겠다고 환경단체와 약속하고도 올해 폐기물 배출 신청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양수산부가 24일 공개한 ‘기업별 해양폐기물 배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358개 기업이 동해와 서해에 총 49만1472㎥의 폐기물을 버렸다. 전국에서 발생하는 음폐수(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오는 폐수)를 50일(1일에 1만㎥ 정도) 동안 모은 양과 맞먹는다. 산업 폐수 오니(슬러지)가 71.7%, 일반 산업 폐수는 21.8%를 차지했다.

올해엔 319개 기업이 25만3624㎥의 폐기물을 해양에 버리겠다고 신청했다.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정부가 당초 2014년부터 폐기물 해양 배출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던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많은 배출량이다. 정부는 2013년 말 폐기물을 육지에서 처리할 준비가 덜됐다는 이유로 2년간 유예기간을 두고 올해까지 해양폐기물을 버릴 수 있도록 했다.

기업별 배출량 신청량을 보면 펄프 제조사 무림피앤피가 3만7050만㎥을 신청해 가장 많았고 바코드프린터 제조사 비아이티(2만6108㎥), 염소 등을 생산하는 백광산업(1만776㎥), 화학회사 제이엠씨(9864㎥)가 뒤를 이었다.

올해 해양폐기물 배출을 신청한 기업 중에는 환경단체와 배출 포기를 약속한 기업도 있다. 하림은 자체 폐수 처리시설을 건설해 올해부터는 폐기물을 육상 처리겠다고 2013년 10월 환경 시민단체인 환경운동연합과 약속했다. 그럼에도 올해에도 7775㎥ 배출 신청을 했다. 계열사 올품의 신청량(3689㎥)과 합하면 전체 기업 중 두 번째로 많다. 하림 관계자는 “육상 처리 시설 건설이 늦어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배출을 신청했다”고 해명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한국바스프 등도 약속을 어기고 올해도 배출 신청을 했다고 지적했다. 최예용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부위원장은 “폐기물을 육상 처리하는 것보다 해양 배출하는 게 3∼4분의 1 정도 싸기 때문에 기업들이 계속 폐기물을 바다에 버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제사회는 런던협약과 런던의정서를 만들어 해양폐기물 투기를 금지하고 있다. 한국은 런던협약에 1993년, 런던의정서에는 2009년 가입했다. 현재 각각 87개, 44개 가입국 중 산업폐기물을 바다에 버리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도 한국만 유일한 폐기물 투척국가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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