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월성 1호기와 캐나다 포인트 레프로 원전은 사실상 똑같은 원전이다. 둘 다 중수로형(캔두6)이고, 1983년 상업운전이 시작됐다. 설계수명 30년, 종료시점 2012년이라는 점도 같다. 두 원전 모두 380개의 연료채널과 760개의 연료공급관을 교체했다. 노후한 설비를 정비·교체하고 관리한 수준에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 포인트 레프로의 경우 2012년 11월 큰 사회적 갈등 없이 재가동이 이뤄졌다. 반면 월성 1호기는 2년 이상 가동이 중단된 후 뒤늦게 재가동이 결정됐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낳았을까. 무엇보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많은 영향을 미쳤다.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에서 사고가 나자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 원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정부는 수명 연장에 대한 논의 자체를 부담스러워했다.

월성 1호기의 계속운전 심사는 한국수력원자력의 심사 신청 단계부터 부족한 자료 공개와 일방통행식 추진, 주민 의견 수렴 미흡 등이 논란이 돼 왔다. 월성 1호기 계속운전 심사 과정 중 공청회나 공개토론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원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많은 상황에서 여론을 수렴해봤자 결론은 뻔하다는 인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개정된 원자력안전법 취지에 맞춰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2012년 주민 80% 찬성 속에 재가동을 시작한 포인트 레프로 사례와는 대조적이다. 캐나다의 경우 계속운전을 위한 정비 단계에서부터 지역주민과 환경단체가 참여해 설비 개선에 관여했다. 이로 인해 안정성을 위한 설비 개선 요구 수준이 높아져 비용부담이 늘어났지만 주민들의 신뢰도는 높다. 서균렬 서울대 핵공학 교수는 1일 “캐나다는 설계수명이 끝나기 전부터 계속운전 심사 과정에 시민단체·지역주민이 참여할 기회가 많았다”며 “생중계되는 공청회가 있다는 점 등은 우리와 매우 큰 차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원전 당국은 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갈등관리에도 약한 편이다. 공개토론과 설득 노력보다 돈으로 해결하려는 경향도 있다. 송하중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는 “한국 원전 정책이 금전적 보상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해 왔다”면서 “원전 당국이 투명하게 과정을 밝히고 주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노력이 계속돼야 진짜 신뢰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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